메르스 신고전화, 간첩도 아닌데 상담전화로 불러주세요

      2015.06.21 19:03   수정 : 2015.06.21 19:03기사원문
'OO번 환자→00번째 확진 환자', '메르스 신고전화→메르스 상담전화', '격리조치→외출제한조치', '격리해제자→일상복귀 시민', '무단이탈자→임의이탈 시민', '슈퍼 전파자→다수전파 환자'…

서울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용어들이 비인간적이고 관련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메르스 용어 바로잡기 캠페인'을 벌인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시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전문의, 국어학자, 언론인 등 도움을 받아 불쾌감을 주거나 어려운 용어들을 선정해 순화하고 각종 공문서나 회의자료에 순화한 용어들을 사용하기로 했다. 시는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에도 순화 용어 사용을 건의할 방침이다.

사물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00번 환자'라는 용어는 '00번째 확진 환자'로 순화했다. 불안감을 지나치게 조장하는 '슈퍼전파자'는 '다수전파 환자'로 순화해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1:1 모니터링'은 '1:1 밀착보호상담', '24시간 이송전담반'은 '24시간 이송보호팀', 반인이 알기 어려운 '코호트 격리'는 '코호트 격리(병동보호격리)', '음압병실'은 '음압병실(감염차단저압력병실)' 등과 같이 쉬운 용어를 함께 적기로 했다.

서울시 황보연 시민소통기획관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언어를 사용해 상처받는 분들이 생겨나는 현상이 있다"면서 "타인을 배려하고 긍정적 표현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번 캠페인은 서울 크리에이터즈 싱크가 제안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싱커들이 제안해 준 개선 아이디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전문의, 국어학자, 언론인 등의 자문 및 검수과정을 거쳐 시민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메르스 용어 바로잡기 아이디어에 참여한 싱커 윤보경씨는 "현재 언론보도나 일반적으로 접하는 용어들이 경직된 느낌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 같다"면서 "이 캠페인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더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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