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분구'에 촉각 세운 사람들
2015.06.23 18:10
수정 : 2015.06.23 18:10기사원문
서울·수도권 유력 지역 김두관·김진표·민현주 등 일부 사무실까지 내기도
20대 국회의원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총선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의 상·하한선 비율(3대 1)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인구 상한선을 넘어 '분구'를 예상하는 지역구를 선점하려는 당내외 인사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아직 당협위원장 또는 조직위원장을 맡지 않는 여야 비례대표 의원이나 예비 정치인은 분구 예상 지역구를 쟁취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는 모양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20대 총선에서 분구가 예상되는 지역 유권자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표심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인구가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경우 현역 의원이나 예비 정치인은 분구를 기정사실화하고 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서울 강서갑, 경기 김포, 경기 수원, 경기 남양주, 인천 연수구 등에서 지역 표심 다지기가 한창이다.
서울 강서갑은 여당은 비례대표인 김정록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지만 인구가 많아 분구가 유력한 곳으로 꼽힌다. 현역은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이다. 분구 가능성을 염두하고 출사표를 던진 정치인은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구상찬 전 상하이총영사로, 최근 사무실을 내고 총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서울 강서을을 두고 지난해 조직위원장 정면 승부를 펼쳤던 진성준 의원과 한정애 의원 중 분구가 되는 지역구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인구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인구수 34만명을 훌쩍 넘은 경기 김포도 대표적인 분구 예상지역이다. 경기 김포는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6·4 지방선거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당시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붙어 홍 의원이 승리를 거둔 곳이다. 경기 김포가 분구가 된다면 남북으로 나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해당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이 경우 홍 의원은 김포 북쪽, 김 전 지사는 남쪽을 택할 것이란 예측이다.
김 전 지사와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로는 지난해 재·보선 때 참신함과 전문성을 앞세워 낮은 인지도 극복에 사활을 걸면서 후보경선을 벌인 이윤생 국회의장 정무비서관이 있다. 또 여권에선 김동식 전 시장, 이경직 당 중앙위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유영록 시장과 김다섭 전 지역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전통적인 야당 텃밭인 경기 수원 정은 6·4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로 사퇴한 김진표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에게 물려준 지역구다. 헌재 판결로 분구 대상 지역으로 꼽힌 경기 수원 정은 분구가 될 경우 김 전 의원의 복귀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현재 분구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김 전 의원이 후배 자리를 뺏으면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보다 수원 영통 토박이가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이 현역인 경기 수원 갑의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은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측근인사로 분류되는 박종희 전 국회의원이지만, 박 전 의원과 지난 1월 경쟁했던 같은 당 김상민 의원은 여전히 수원 갑 분구를 염두에 두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경기 수원의 경우 갑·을·병·정 모두 인구수가 증가해 이를 조정해 하나의 지역구가 추가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수원의 경우 지역구가 하나 더 생기겠지만 어느 지역구에서 생길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 갑·을에 이어 남양주 병이 탄생된다면 이 지역구를 노리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다. 최 의원은 남양주시장 후보였던 김한정 김대중 전 대통령 부속실장과 일전이 불가피하다.
인천 연구수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선에 도전하는 지역이지만 최근 인천 송도에서 이른바 '삼둥이 아빠'로 인지도가 높아진 탤런트 송일국의 출마여부가 주목되는 지역이다. 인천 연수구 역시 분구 대상으로 야권에서는 야당색이 강한 분구 지역으로 송일국을 내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대변인, 원내대변인을 두루 역임하면서 정무감각을 쌓은 민현주 의원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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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