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월제조기업 '송월타월'
2015.06.24 17:28
수정 : 2015.06.24 17:28기사원문
항공기 복합재료 업체 인수 탄소섬유 분야 선도할 것
【 양산(경남)=유현희 기자】 67년 전통의 송월타월이 욕실을 넘어 하늘로 무대를 옮긴다. 송월타월은 최근 제2의 도약을 위해 항공부품 산업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경남 양산 송월타월 본사에서 만난 박병대 회장(사진)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송월타월이 내수비중이 높은 시장이라면 항공부품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전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동력입니다. 항공 부품 경량화의 핵심원료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섬유 분야는 태동단계인 시장이지만 그만큼 성장가능성도 높은 시장입니다."
송월타월 박 회장은 지난 4월 경남 사천에 있는 항공기 복합재료 업체 영진 C&C를 전격 인수하고 탄소섬유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탄소섬유는 철근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항공기 부품 외에도 고압연료탱크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완성차 기업들이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확대하는 것도 탄소섬유 가공기업을 인수한 송월타월에는 호재다. 탄소섬유는 높은 열과 압력에 견딜 수 있는 연료탱크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재료다.
박 회장은 탄소섬유 기업 인수 전부터 관련 시장에 대한 연구를 이어왔다. 연구소장도 아닌데 탄소섬유의 장점을 줄줄 늘어놓는 그는 4년 전 탄소섬유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후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미국과 유럽의 소재 전시회를 매년 둘러보며 관련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했다. 영진C&C의 인수 검토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관련시장과 재료에 대한 꾸준한 학습의 결과물이다.
박 회장은 2세 경영인이지만 창업주와 같은 기질을 지닌 인물이다. 박 회장은 1988년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를 설립해 단기간에 삼성전자의 1차 벤더까지 성장시켰다. 그러나 아버지의 부름에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접고 송월타월의 대표로 취임했다.
"가업이 무너질 위기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과감히 회사를 정리하고 송월타월을 되살리기로 결정했죠. 이미 부채 때문에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지 모두 의문을 보내는 송월타월을 다시 정상화하는데 꼬박 10년이 걸렸죠."
1992년 아버지의 부름으로 회사의 구원투수가 된 그는 종업원 수를 3분의 2로 줄이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고급타월 브랜드 샤보렌을 출시하면서 기존 타월제조사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사재까지 털었다. 송월타월 대표로 취임한지 10째 되던 2003년 박 회장은 화의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회사의 경영정상화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지속적인 성장을 꿈꾸며 2009년 베트남 공장을 설립한데 이어 최근에는 탄소섬유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박 회장은 탄소섬유 가공 기업 인수에 이어 이르면 내년 중 탄소섬유를 활용한 자동차 관련 고압탱크 기업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3대 연료탱크 기업으로부터 자동차용 고압탱크 제작 조인트벤처 설립을 제안받은 것. 박 회장은 타월 1등을 넘어 탄소섬유 가공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봐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yhh1209@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