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산했지만 뜻 깊은 재개원 첫날

      2015.07.13 18:15   수정 : 2015.07.13 18:15기사원문
"2주 이내 삼성서울병원 방문하셨나요?" "열이나 오한 증세가 있으신가요?"

13일 서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입구. 병원 관계자들은 분주했다. 방문객들에게 '출입 안내' 전단지를 나눠주며 일일이 메르스 증상을 물었다. 방문객들은 입구에서 37.5도를 기준으로 하는 열감지기를 통과하고 손 소독을 하고나서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입구 옆쪽에는 의심환자 발생에 대비해 간이진료소 5곳을 두어 5명의 의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병원 입구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오늘부터 오전반 오후반 나눠서 병원 방문객들의 체온과 증상들을 일일이 살피고 있다"며 "아직 메르스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만큼 병원내 감염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재개원한 서울 동남로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을 찾았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지난11일 0시를 시점으로 강동경희대병원에 대해 메르스 격리병원에서 해제하고 다시 병원 문을 열게 된 첫 날이다. 이로써 지난달 7일 76번 메르스 확진 판정으로 인해 응급실 폐쇄한지 36일만에 병원이 정상화 됐다.


그 사이 인공신장실 담당 의사2명 간호사 5명과 혈액투석환자 90명 전원이 코호트 격리 및 입원 격리 투석치료를 받았으며 응급실 폐쇄를 단행한 6월 7일부터 병원 정상화 조치가 이뤄진 7월 10일까지 격리인원은 총 689명에 달했다.

손준성 감염내과 교수는 "11일 마지막 격리환자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PCR검사를 실시하여 음성확인을 한 이후 집으로 혹은 병원으로 복귀하도록 했다"면서 "현재 병원 내 메르스로 인한 위급한 사항은 모두 종료 된 상태"라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응급실과 투석실이 있는 곳 근처에서 옆쪽으로 조금 이동하자 흰 컨테이너 박스 두개가 보였다. 한 곳은 간호 인력이 격리된 공간에서 보호구 착용를 착용하도록 만든 공간이고 다른 곳은 투석환자 격리치료실이었다. 투석 환자는 물론 의료진까지 격리조치하여 치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최초로 마련한 예진실이다. 이에 대해 손준성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상황이 끝난 이후로도 시설개선이 되기 전까지는 응급실과 투석실 앞 예진실을 계속 운영할 예정"이라며 "체혈 측정, 호흡기 증상, 소화기 증상을 모두 예증해서 다 걸러낼 것"이라 말했다. 병원 내부도 앞으로 있을 추가적인 감염질환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진료가 재개된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로비는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창 방문객이 많을 오후 2시 무렵에도 접수를 하러 방문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또 진료를 받는 곳에도 텅 빈 좌석이 많았다. 이에 대해 이형래 경영관리실장은 "아직 외래 환자 집계가 안돼서 몇 명이나 될지 자세히는 모른다"면서도 "평소에 환자를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이고 80명정도 보는데 오늘은 35명 밖에 못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찾은 병원 내부 곳곳에는 병원 관계자들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편지와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관심 덕분"이라면서 "오늘 첫날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우리 병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약 1시간동안 서울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극복 진료정상화 행사에 참석해 병원 내부를 둘러보기도 했다. integrity@fnnew.com 김규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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