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과 만난 전세계의 전통춤

      2015.07.22 17:56   수정 : 2015.07.22 17:56기사원문
창무국제무용제 27일 개막 마오리족 '하카' 등 선보여


희번덕거리는 눈, 쭉 내민 혓바닥,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넓게 벌린 팔다리를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춤이라기보다 전투같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통춤 '하카'다. 본래 전쟁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췄던 춤이다. 영어로는 '워 크라이(War Cry)'라고도 한다. 뉴질랜드 럭비 대표팀이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된 후 이 춤을 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오리 부족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이 담긴 춤사위는 세계인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국내에서는 TV에서나 보던 하카의 원조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오는 27일부터 8월 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창무국제무용제를 통해서다.
뉴질랜드에서 건너온 '아타미라 댄스 컴퍼니'가 개막작으로 이 춤을 선보인다. 아타미라 댄스 컴퍼니는 마오리족의 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영역을 펼치고 있는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현대무용 단체다.

하카에서 진일보한 '모코'도 보여준다. 현대적인 움직임을 가미했다. 모코는 마오리족 언어로 문신이라는 뜻이다. 몸에 문신을 하는 마오리족의 전통예술에서 영감을 받은 춤이다. 말하자면 전통 문양이라는 2차원을 움직임이라는 3차원으로 표현한 것이다. 영적인 힘의 유혹에 이끌렸다가 다시 평정의 상태로 돌아오는 과정이 펼쳐진다. 지난해 뉴질랜드에서 초연했으며 현지 언론으로부터 "절대적인 뛰어남, 순수한 아름다움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이탈리아, 핀란드, 일본, 핀란드, 말레이시아 등 세계 여러나라의 전통색이 짙게 묻어나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창무국제무용제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한국 창작 춤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매자가 창립한 창무회가 이끄는 이 축제는 한국 춤의 세계화와 춤 예술의 탐구와 실험을 목적으로 한다.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무용제 가운데 최대 규모다.

21회째를 맞은 이번 축제에는 한국적 정서를 현대무용에 접목시킨 �마루 무용단, 국내 현대무용단 가운데 이례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LDP무용단 등 국내 무용단도 다수 참가한다. 정현진, 고블린파티, 강지혜, 오설영 등 젊은 안무가들의 무대도 다채롭게 선보인다.

새로운 움직임에 대해 탐구해보는 워크숍도 진행된다.
일본 안무가 카오루코의 '삼라만상'이다. '몸 안에 삼라만상이 있다'는 전제로 춤, 음성, 연기 등 종합예술을 통해 즉흥 신체 표현을 해보는 시간으로 마련된다.
31일에는 강원도 고성 화진포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아타미라 무용단 등이 참여하는 예술축제도 열린다. (02)2263-4680.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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