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장 텐트 안에 전기·가스 3년간 한시적 허용

      2015.08.02 16:58   수정 : 2015.08.02 16:58기사원문
캠핑업계, 한시름 놓았지만.. 규제변화 대응 고심

정부의 야영장 화기·전기기기 사용금지 조치로 시장 침체 위기에 놓였던 캠핑용품 업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부가 당초 추진하던 규제를 3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한 것.

앞서 정부는 강화도 글램핑장 화재사건 등 최근 연이은 야영장 안전사고 발생에 따라 오는 4일부터 야영장 천막 내에서 전기와 가스 등을 이용한 화기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 사실상 야영장에서의 취사·난방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관련업계와 캠핑족들이 "캠핑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거세게 반발하자 부분 허용으로 방향을 돌렸다.

2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3년 후인 2018년 8월 3일까지 야영장에 설치한 천막에서 600W 이하의 전기기기 사용을 허용하고, 13㎏ 이하 액화석유가스(LPG) 용기의 반입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수정됐다.
야영장에 방염 기능을 갖춘 텐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던 조항도 완화해 화재 발생 시 탈출이 쉬운 출입문을 설치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3년 후인 2018년 8월 3일부터는 당초 정부 방침대로 천막 내에 전기기기 사용이나 LPG 용기 반입이 전면 금지된다.

정부의 이번 유예조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얼어붙은 내수시장을 여름 휴가철을 기점으로 살리려는 구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최근 전국 18개 캠핑동호회연합과 관련 업계 및 전문가로 구성된 '야영금지법 통과 저지 공동대응비상대책위원회'는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여름 한철을 제외하면, 화기를 이용한 난방없이 야영이 불가능하다"면서 "난방을 할 수 없다면 캠핑 인구가 빠르게 줄어 내수활성화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6월 전경련은 '내수활성화를 위한 세제개선 제안' 보고서에서 캠핑용 자동차의 개별소비세 면제로 관광레저산업의 수요창출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취사·난방을 전면 금지할 경우 캠핑족들이 관리·감독이 어려운 오지로 들어가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캠핑족들이 감시망을 피해 취사·난방을 할 경우 안전사고와 환경오염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처음보다 다소 완화됐지만 안전규제가 바뀜에 따라 캠핑족의 구매성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당장 큰 변화는 없지만 점차 대형장비를 선호하던 소비자 성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변화하는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는 3년의 유예기간 후 다시 바뀔 안전 규정에도 대비해야 한다.

업계와 캠핑단체측은 앞으로 △천막 1개소마다 소화기 배치 △야영장 운영자의 연기감지기·이산화탄소감지기 임대의무화 △실내에서 화로대 사용금지 △야영장내 안전규칙 안내서 및 서약서 비치 △안전교육 영상 의무시청 등의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3년간 시행을 유예한 것은 그 사이 새로운 규정을 만들기 위해 협의하겠다는 뜻"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바뀔 것으로 보여 유예기간 업계의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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