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 분양'에 공급과잉 사태 오나

      2015.08.12 18:27   수정 : 2015.08.12 18:27기사원문
올 한해만 43만가구 달해 지난 15년 동안 가장 많아
하반기도 24만가구 대기 동탄2 신도시도 미분양


건설사들이 올 들어 신규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내면서 주택시장에서 청약미달 단지가 늘어나는 등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들면서 짧은 기간에 신규 아파트 분양이 몰리다 보니 지난달 수도권 청약에서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을 기록한 단지 수가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만 24만가구 대기 중

1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전국에서 43만가구가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5년 동안 가장 많은 물량이다.

올 상반기에만 전국에서 19만여가구가 분양됐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24만여 가구가 분양 대기 중이다.

수도권 분양물량도 크게 증가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도권은 일반분양분만 10만5000여가구에 달하고 있다.
이는 종전 최대치인 2007년 하반기 8만4000여가구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물량이다.

이 같은 공급량 증가는 실제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분양가구는 지난 6~7월 두 달간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올해 가장 많은 청약 미달 단지를 배출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6월 3만4068가구를 기록하며 전달 대비 21.1%나 늘었다.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한 것이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 가구도 6월 1만2578가구를 기록, 전달 대비 11.5% 늘었다

■잘나가던 동탄2신도시도 미분양

청약미달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전국 87개 단지 가운데 미달을 기록한 단지는 29개에 달했다. 아파트 단지 3곳 중 1곳이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한 셈이다.

수도권에서도 청약미달 단지가 6개에 달해 올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달에는 '분양 불패' 신화를 써가던 동탄2신도시에서도 청약미달 단지가 나와 충격을 줬다. 부영이 분양한 '동탄2신도시 부영 사랑으로'는 전체 718가구 가운데 188가구가 미달됐다.

SK건설이 인천 서구 당하동에 공급한 '검단 SK뷰'는 530가구 모집에 17명만 신청해 최종 경쟁률이 0.03대 1에 그쳤고, 용인시 서천동에 짓는 '용인마북신원아침도시'는 0.04대 1을, 화성시 남양읍의 '화성송산그린시티휴먼빌'은 0.42대 1을, 포천시 군내면의 '포천아이파크'는 0.82대 1의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건설사 밀어내기 우려 목소리

부동산시장에서는 아파트 공급 과다와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하반기 분양시장을 위축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은 경기 태전, 평택, 남사 등에서 미니신도시급 물량을 쏟아내며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사업지는 과거 PF금융으로 골치를 섞던 사업장들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분위기가 좋다고 하지만 공급이 과도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우선 먼저 털고보자 식'의 물량공세가 이어지면 결국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직 걱정할 단계 아니다" 반론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는 시장이 물량을 소화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지속되는 데다 월세 전환(반전세 포함) 속도가 빨라지며 꾸준히 실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시장 참여율을 보여주는 청약경쟁률도 상반기 대비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올해 7월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10.75대 1로 상반기 9.86대 1보다 오히려 늘었다. 경기는 같은 기간 4.86대 1에서 4.75대 1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분양시장 훈풍이 아직까지는 꺾이지 않은 모습이지만 입지나 분양가에 따라 차별화되는 쏠림현상은 더 뚜렸해지고 있다"며 "다만 분양권 시장의 경우는 투자 수요가 비교적 많은 만큼 가계부채 대책이나 부동산시장 분위기 반전에 따라 향후 급매 위주의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