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법정관리 건설사들 M&A 난항

      2015.08.27 18:07   수정 : 2015.08.27 18:07기사원문

기업회생이나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 있는 건설사들의 M&A(기업 인수합병)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택경기 회복으로 인수 성사 기대감이 높았지만 최근들어 건설경기 침체로 정작 인수 후보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기업 실적이 좋아지거나 브랜드를 사장시키 아깝다고 판단될 경우 이들 기업들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돼 새주인을 찾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사 M&A 매물에 시장반응 '미온적'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 이내 건설사 가운데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업체는 동부건설을 비롯해 남광토건, STX건설, 성우종합건설, 극동건설 등 5곳이다. 이와함께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10여개의 건설사가 잠재적인 M&A 매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 건설사들에 대한 시장의 최근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상반기 나왔던 M&A시장에 나왔던 건설사들이 예상보다 쉽게 새주인을 찾은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상반기 매물로 나왔던 쌍용건설은 해외수주 분야 강점을 앞세워 두바이투자청(ICD)에 매각됐다.
LIG건설과 동양건설산업 역시 각각 현승디엔씨와 EG건설에 매각됐다. 그러나 지난 7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시도했던 극동건설은 매각자와 인수자간 가격에 대한 입장차가 큰 탓에 매각이 무산됐다.

특히 극동건설의 매각 실패는 다른 건설사들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주택시장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건설사 매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주택시장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비롯 규제완화로 인해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물량에 미분양아파트가 늘고 있어서다.

■동부건설은 양호...나머지는?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 M&A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건설사는 동부건설이다. 지난해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동부건설은 올해 2월 주가가 30일 연속 액면가(5000원)의 20%를 밑돌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지난 5월 22일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동부건설은 지난 10일 매각공고를 낸데 이어 다음달 4일부터는 주식거래가 재개된다.

주식거래가 정상화되면 동부건설의 매각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M&A시장에서 상장 프리미엄은 크다. 게다가 주가가 올라 시가총액이 상승하면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순자산 규모도 300억여원을 기록할 정도로 재무제표가 양호한 상태다. 더욱이 동부건설은 '센트레빌'이라는 주택 브랜드와 건설시장에서 오랜 노하우를 가진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2000억원에 이르는 추산되는 매각가격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작년 5월과 9월에 이어 재차 매각이 추진되는 남광토건은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500억원 안팎의 저렴한 몸값과 토목건설 분야 시공능력(50위, 작년기준)은 매력적이지만 낮은 주택사업 비중은 약점이다.


이밖에 성우종합건설은 지난달 27일 매각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으며, 매각이 한차례 유찰된 극동건설도 3·4분기 내 재매각 절차를 추진할 전망이다. STX건설도 이달 중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후 공고를 거쳐 매각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으로 인수자들이 M&A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기업의 재무재표나 특색있는 경쟁력을 갖췄는지가 새주인을 찾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