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30년 직장생활, 40년 노후준비 가능한가

      2015.08.31 17:18   수정 : 2015.08.31 22:36기사원문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평균 연령은 점점 높아지면서 은퇴 후 시작되는 '인생 제2막'을 어떻게 설계해야 편안하고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월 31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50대와 60대 부부에게 필요한 적정 은퇴생활비는 현재 기준으로 대략 300만원과 26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 은퇴생활비는 '은퇴 초기 건강한 은퇴자 부부가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비용'을 의미한다.

현재 60세 이상 가구의 은퇴생활비는 164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60대 부부의 적정 은퇴생활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중산층 평균 지출액인 206만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60대 2인 이상 가구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60대 적정 은퇴생활비는 258만원이었다.

■투자자산 확대, 글로벌 분산투자해야

문제는 직업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들의 노후준비가 여전히 부실하다는 것이다. 은퇴준비용 금융자산 운용 시 우리나라에서는 네 가지가 문제로 지적된다. 우선 초저금리에도 원리금 보장 상품에 대한 비중이 높다. 다음으로는 저성장 및 저금리 환경에 글로벌 투자비중은 낮은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의료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고, 사적연금 유지율이 낮은 것도 문제다.

장기 저금리로 은퇴자산의 실질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산에 집중하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글로벌 분산투자가 필수적이다.

또 은퇴자산은 장기간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변화 상황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투자대상을 선별해야 한다. 그래야 단기적으로 경제 충격을 받더라도 투자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산가치가 회복될 수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향후 주목해야 할 장기 트렌드로 글로벌 중산층 증가에 따른 소비 성장, 글로벌 고령화, 아시아 지역의 성장 등을 꼽았다.

은퇴자산을 한 가지 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경우 이에 대한 손실은 장기투자로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 미국의 '대공황'이나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해당 국가의 주가가 20년 넘게 이전 수치를 회복하지 못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즉, '자산군 간, 자산군 내, 지역별' 등 3중의 분산투자를 실행하면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이나 사고로 근로소득이 단절될 경우 은퇴자산의 확보도 어려워진다. 혹시나 모를 질병이나 사고의 발생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놓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은퇴자산의 적립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출계획이다. 평균 기대수명이 짧고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는 자산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노후생활비 마련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저금리와 장수가 트렌드로 부상한 지금은 자신에게 맞는 인출계획을 세우는 것까지 은퇴자산의 운용에 포함된다.

■연금자산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은퇴 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연금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공적연금뿐만 아니라 시중의 다양한 연금상품을 조합해 연금 포트폴리오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연금연구원(2014년 8월)에 따르면 가입기간 20년 이상인 국민연금 가입자가 받는 평균 노령연금은 약 88만원으로, 이것으로만 은퇴생활비를 모두 충당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물가연동 종신연금'은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지급하고, 연금액도 물가 상승에 따라 인상된다.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이 여기에 속한다. '종신연금'은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지급하지만 연금액이 물가에 연동되지 않는다. 시중 생명보험사의 종신연금이 이에 해당한다. '확정연금'은 가입자의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약정기간 동안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때 연금전환율을 활용하면 서로 다른 연금을 비교하거나 대체해 체계적으로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연금전환율이란 서로 다른 연금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도록 조정해주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60세부터 매월 200만원을 마련하려는 남성이 국민연금으로 80만원을 받을 때 남는 120만원을 종신연금으로 대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하자. 120만원에 1.39(종신연금 전환율)를 곱한 167만원을 수령하는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이 때 종신연금을 가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의 종신연금에만 가입할 경우 필요한 생활비보다 더 받게 되는 데 이는 물가상승에 따라 부족해지는 생활비 충당을 위해 재투자(저축)해야 한다.
더 받는 연금액을 계속 재투자하는게 어려울 경우 종신연금을 여러개 가입하고 연금개시 시점을 순차적으로 분산해 연금액이 점차 늘어나도록 할 수도 있다.

같은 남성이 부족한 120만원을 확정연금으로 받도록 구성할 경우 120만원에 1.48(확정연금 전환율)을 곱한 178만원을 확정연금에서 수령하도록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이 때 만약 확정연금이 전체 소득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경우 확정연금 수령기간을 연장하거나 연금액을 높이는 등 더 준비하는게 좋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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