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입점에 이산가족된 바다사자 부부의 소동
2015.09.02 11:44
수정 : 2015.09.02 11:44기사원문
30년된 국내 첫 대형 아쿠아리움인 63씨월드가 대대적으로 이사를 하기 하루전인 지난달 31일. 수족관에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평소 수족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바다사자 한쌍이 수족관 내에서 몇시간째 시위를 벌이듯 소동을 벌인 것이다.
평소 수족관 안에서 드러누워 잠을 자는 것이 대부분 이었던 바다사자 부부는 63씨월드가 이삿짐을 싸기 하루 전날, 온 몸을 관람용 유리에 몸을 부딛칠 정도로 내던지는 등 한바탕 시위를 벌였다.
바다사자 부부의 이상 행동에 놀란 일부 관람객들은 수족관 직원들에게 문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 바다사자 '딕시'와 '치코' 한쌍은 이달부터 제주와 여수로 각각 떨어져 10개월간 지내게 된다. 이들 바다사자 한쌍이 별거에 들어가게 된 것은 면세점 때문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이 63빌딩에 이르면 연말에 들어섬에 따라 대대적인 건물 리모델링이 시작되면서 수족관도 대대적인 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리뉴얼 공사는 이달 1일부터 내년 6월말까지 진행된다.
63씨월드 관계자는 "영물이라서 그런지 바다사자들이 이사가는 걸 눈치 친 것 같다"면서 "이사전부터 다른 동물들도 이상한 낌새를 보여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 여수, 일산 소재의 한화가 운영중인 대형 수족관으로 이사하게 되는 여의도 63씨월드 해양생물들은 모두 1만8000마리에 달한다.
63씨월드의 생물 총합이 200여종 1만8000마리에 이르기 때문에 1일부터 10일까지 장장 열흘 동안 운송된다.
63씨월드를 떠나는 동물들은 다양하다. 63씨월드 근속연수로는 임원급인 피라루크(전장 2m), 최고의 애교로 많은 사랑을 받은 캘리포니아 물개, 바이칼 물범은 물론 바다에서도 보기 힘든 대형 투스팟 스내퍼(퉁돔류 1m) 등이다.
인도네시아와 미국 하와이 등 세계 곳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희귀 열대어종도 있다.
대형 포유류 종은 개별 사육칸으로 분류돼 특수 무(無)진동 차량으로 이송된다. 이동기간 전담 아쿠아리스트로부터 개별 보호를 받는다. 어류는 특수 제작된 임시 대형수조에 실려 육로와 배편으로 이동된다.
1만여 마리의 생물은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으로 옮겨진다. 나머지 어종은 여수와 제주로 운송된다. 지난 1일 오전 선발대로 남미·아프리카펭귄 10두, 참물범 4두, 수달 4두, 열대어종 300여두가 운반됐다. 각 아쿠아리움에 도착해 개체 정밀 검사가 끝나면 별도의 과정 없이 2일부터 일반 관람객에 공개될 예정이다. 63씨월드는 내년 7월 새롭게 오픈한다. 재오픈 전까지 사육사들도 이번에 이사한 동물들과 함께 제주, 여수, 일산으로 나눠어 근무하게 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