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간편결제 시스템 상용화 시작된 중국 가보니..
2015.09.03 16:52
수정 : 2015.09.03 22:06기사원문
【 상하이(중국)=연지안 기자】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 푸둥에 위치한 한 쇼핑몰. 이 쇼핑몰에서 중국 내 간편결제시스템인 유니온페이 퀵패스(QuickPass·중국명 산푸)로 결제를 하는 것은 드물지 않는 일이었다. 퀵패스 내에 충전된 금액으로 비밀번호 없이도 바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티머니와 같은 충전식 결제 카드인 셈이다. 특히 대기업들이 밀집한 금융 중심가 상하이에서 퀵패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더 쉽게 눈에 띄었다. 모바일이나 온라인 등 간편한 결제 방식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많기 때문이다.
이 쇼핑몰의 한 아이스크림 상점에서 만난 직장인 천량씨(21·여)도 퀵패스를 자주 이용한다. 상하이에서 근무한다는 그녀는 "(전체 거래의) 80% 내지 90%는 모두 퀵패스로 하고 나머지는 은련 실물카드나 온라인 결제로 한다"며 "퀵패스의 경우 결제금액이 커지면 비밀번호를 눌러야하는 것을 빼고는 웬만한 소액은 비밀번호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해 편하다"고 말했다.
퀵패스는 1000위안, 한국돈으로는 약 18만원까지 비밀번호 없이 바로 결제가 된다.
이를 넘는 금액에 대해서만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결제를 할 수 있다.
퀵패스는 카드 단말기에 접촉하기만 하면 바로 결제가 되는 간편성 때문에 접촉식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게 유니온페이의 설명이다.
알리페이나 페이팔 등 IT업체나 유통업체가 아닌 전통 카드사인 유니온페이에서 출시한 간편결제서비스라는 점이 눈에 띈다.
보급률도 높은 편이다. 현재 전세계에 발급된 IC칩 방식의 유니온페이 카드 12억장 중에서 7억장 이상이 퀵패스로 발급된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과 마카오, 대만, 호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지난달 초 KT 자회사 비씨카드와 함께 스마트폰기반의 퀵패스 발급을 시작했다.
퀵패스용 단말기는 중국내 전체 1300만대 가운데 절반가량인 600여만대 가량 보급돼 있다. 중국 내에서는 웨어러블 기기 결제도 서비스가 가능해 대중교통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재래시장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경제 시스템인 중국에서 단일 대형 카드사인 유니온페이가 진행하는 간편결제를 위한 인프라 구축 속도는 빠르다.
올해부터 중국의 중앙인민은행은 모든 은행에서 발행하는 카드는 무조건 IC카드로 발급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같이 국제적으로 IC카드가 통용되는 추세를 활용해 유니온페이도 퀵패스를 만들었다.
유니온페이는 실제 중국 내 퀵패스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 600만개를 보급하는 데 적잖은 비용을 투자했다. 장기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퀵패스용 단말기를 구축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차이젠보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널(UPI) 총재(CEO)는 "퀵패스를 투자하는 데에서 굉장히 많은 비용을 썼지만 참 다행인 것은 그렇게 많은 비용 투자한 것이 퀵패스나 삼성페이 같은 간편결제 표준과 일치해 수정할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퀵패스 같은 기술이 모바일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의 힘이 된다는 것.
차이 총재는 "기술적인 비용이 많이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이에 투자하는 이유는 이런 기술을 구축해놓으면 향후 다가오는 다양한 모바일 결제기술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IC단말기로 교체할 때 NFC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재개발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매입사들의 비용도 줄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에서도 간편결제에 대한 보안문제는 과제다.
유니온페이의 경우 위조카드 등이 발견되면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중국 형법상 위조카드 사용 등은 금융질서 문란으로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이에 리스크가 적고, 금융사고도 현저하게 적지만 문제는 안전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지불이 불편해진다는 점이다.
이에 퀵패스 초기에는 퀵패스를 통해 비접촉 결제할 때는 한도를 낮춰서 서비스하다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한도를 늘려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
현재 금융 사고가 발생하면 SOS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카드 위·변조에 대비한 보상 준비금 등을 마련하고 있고 앞으로는 보안 토큰 기술도 결합할 예정이다. 카드 브랜드사에 안전성은 생명이라는 게 유니온페이의 생각이다.
jian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