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 조건부 의결...위법과 부실 '도마'
2015.09.10 16:10
수정 : 2015.09.10 16:10기사원문
반면 여당 의원들은 안전을 관광산업발전과 노약자·장애인 편의 제공,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케이블카 사업이 필요하다며 안전에만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을 1, 2차에서 모두 부결시켰으나 지난달 3차에서 조건부 의결했었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당초 작성한 16페이지짜리 보고서가 강원도를 거치면서 52페이지로 늘어난 것은 공문서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강원도가 KEI 이름으로 된 보고서에 임의로 사회적 편익문제를 포함시키 내용을 늘인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어디서 받은 지도 모르는 '사회적 편익분석'을 끼워 넣은 것은 명백한 조작"이라며 "결국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원본으로 검토를 했으나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사회적 편익분석 검토도 없이 조건부 의결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성규 장관은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강원도는 "편집상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인영 같은 당 의원은 "국립공원위원회가 12가지 기준에서 7가지 부대조건을 달아 의결하는 것은 그만큼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이라며 재검토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주요 봉우리 회피 문제, 탐방로 회피문제, 생물다양성 및 보존가치가 높은 식물군락 회피문제,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주요 산란처와 번식지를 회피하는 문제, 식도의 안전성 문제, 사후관리시스템 문제 등이 모두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조건으로 내몰린 것은 부실한 검토의 반증"이라고 질책했다.
이 의원은 또 시행령상 해당안건에 관련 없는 해양수산부 위원이 참여한 점, 회의 당일 중요 심의자료를 제출한 점, 사회적 비용편익분석 없이 경제성 검토만 한 점 등도 절차적 문제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4대강이라는 전대미문의 사업을 밀어붙인 이명박 정부조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는데 박근혜 정부는 가장 기본이 되는 절차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환경단체들이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산으로 간 4대강 사업'이라고 부르지만 4대강보다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미 부결된 사항인데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군사작전 펼치듯 일사천리로 진행이 된 것은 환경부가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은 고무줄이 돼 변질됐고 사업보고서 경제성 분석은 조작됐는데 이는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은 "노약자·장애인의 탐방 편의 제공 등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며 "환경훼손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주영순 같은 당 의원은 "케이블카 설악산 허가는 강원도 도민들의 어려운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국익차원에서도 제대로 홍보하면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올 것"이라며 "이런 큰 틀에서 장관이 검토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윤 장관은 "국내 최고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서 안전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