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참여감은 돼지를 날게 한다

      2015.09.10 17:06   수정 : 2015.09.11 18:12기사원문



소비자와의 소통이 대세인 세상이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않고 잘 통하는 것이다. 그것이 요즘에는 교감과 참여로 진화했다. 단순히 통하는 차원을 넘어 소비자(고객)들로부터 새 사업 아이템을 얻고 고부가가치를 일구는 경영의 핵심 가치로 자리잡았다. 적어도 상품시장, 특히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산업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시장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듣다보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해법이 나온다. 무한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정보통신기술 시대에서 소통과 교감, 그리고 고객참여는 사업성공의 보증수표다.

중국 샤오미는 출범한 지 4년 만에 '글로벌 톱4' IT기업으로 성장했다.
성공의 비결은 바로 고객과의 소통과 교감이다. 샤오미는 창의성과 혁신은 고객으로부터 온다고 봤다. 고객에게서 창의성은 물론 혁신의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말이다.

샤오미는 지난 2011년 첫 휴대폰 출시 당시 국제사회로부터 '짝퉁 애플'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아이폰과 비슷한 디자인에, 창업주 레이쥔이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를 흉내낸 듯한 청바지와 티셔츠를 걸치고 제품이라고 소개를 하던 초기의 모습은 영락없는 애플의 짝퉁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한때 샤오미는 내수용이지 절대 해외로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초기의 상품으로는 품질은 물론이고 모방에 따른 엄청난 저작권 소송에 휘말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샤오미는 출범 3년 만에 당당히 밖으로 나와 삼성전자, 애플 등 세계적인 기업과 당당히 어깨를 겨룬다. 시작은 모방이었다. 그렇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쌍방향 소통으로 사용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혁신을 이뤘다.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인 리완창은 이런 샤오미 정신을 '참여감(參與感·사용자를 친구로)'이라는 한마디 말로 표현했다. 실제로 샤오미 휴대폰의 바탕화면 앱 1000여개 중 샤오미가 직접 개발한 것이 거의 없다.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약간씩 손질해 담았을 뿐이다. 개발비용이 들지 않았으니 가격 경쟁력은 높을 수밖에 없다.

샤오미는 이런 식으로 고객들의 참여감을 높이고 최대한 활용했다. 제품의 개발, 생산, 유통 등 모든 단계에서 고객들의 머리를 빌렸다. 입소문에도 각별히 신경썼다. 오프라인 판매망보다는 온라인으로 유통 혁신을 이뤘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 대신 가격을 낮추는 걸로 경쟁력을 키웠다. 더 나아가 고객참여를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라는 큰 자산도 얻었다. 샤오미는 지명도 1위가 아닌 충성도 1위인 회사를 추구한다.

샤오미는 운영체제를 만들고 막강한 앱스토어를 운영하며, 각종 스마트 기기를 만들고, 독자적인 유통 플랫폼을 갖췄다. 레이쥔은 샤오미를 "구글, 애플, 아마존을 합한 회사"라고 말한다. 레이쥔의 이런 자신감은 참여감에서 비롯된다.

리완창은 지난해 '참여감'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직접 썼다. 그는 이 책에서 샤오미가 짧은 기간에 오늘의 성공을 거둔 것은 제품의 개발, 생산, 유통 등 모든 과정에 사용자(고객)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한 데 있다고 소개했다. 이것이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된 배경이라는 것이다.

'참여감'은 샤오미 창업 초기 이야기와 제품, 브랜드, 뉴미디어, 서비스, 디자인 등에 대한 숨은 사연과 성장 스토리를 조목조목 그려냈다. 작년 8월 중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15초마다 1권씩 총 100만부 이상 팔렸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창업자는 물론 일반기업 경영자들의 지침서로 활용된다.


레이쥔은 서문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참여감은 시장에 거대한 태풍을 일으켰다. 그 태풍의 힘은 돼지도 날아가게 할 정도로 거세다"고 말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참여감은 돼지를 날게 한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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