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평화발전 포기" 반발 美·英·필리핀 등은 환영

      2015.09.20 17:31   수정 : 2015.09.20 17:31기사원문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일본의 안보법안 통과와 관련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우려하는 한국과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중국의 패권주의를 우려하는 미국, 영국 등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 등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환영의 입장을 보이는 등 이해관계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20일 각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안보법안 통과에 가장 격앙된 반응을 보인 국가는 한국과 중국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이번 법안의 통과 배경에는 '중국의 굴기(우뚝 일어섬)'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면서 "양국은 중국에 칼을 겨누고 미·일 동맹을 통해 대중 억지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법안 통과 직후 홈페이지에 올린 논평을 통해 "국제사회는 일본이 전수방위 원칙(상대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 한해 방위력을 행사하는 것)과 전후 걸어왔던 평화발전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있다"면서 "일본이 역사의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일본 국내외의 정의로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정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버에는 네티즌들의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9·18 만주사변 기념일을 즈음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악의가 가득차 있다" "일본이 정말 전쟁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냐" "이제 동북아의 전쟁 위험은 더욱 커졌다"는 등의 비판적인 글들이 올라왔다.


반면 미국, 영국, 필리핀 등 중국의 '군사굴기'를 우려하는 이해 당사국들은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일본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법안이 통과되자 성명을 통해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아시아 지역과 국제사회 안보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려는 노력을 환영한다"면서 "일본은 70년간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으며 모든 국가에 모범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및 외교위원회도 법안 통과가 미·일 동맹을 강화시키고 국제평화 및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월스리트저널은 "일본 의회가 시위대 수천명의 항의에도 아베 총리의 숙원이던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면서 "이로써 일본 정부는 2차대전 후 처음으로 국외 충돌 상황에 자국군을 사용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도 "일본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일본이 평화 유지와 번영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법안 통과가 2차대전 후 일본의 대외·군사정책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은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일본이 법안 통과로 지역 평화와 안보를 증진시키는 데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응은 중국과 충돌 시 새로운 법안에 따라 일본의 군사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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