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동탄2 등 수도권 신도시 상가 실태

      2015.09.21 17:01   수정 : 2015.09.21 17:01기사원문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신도시 상가 분양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상가 버블'이 재현될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도시 내 일반 아파트 택지와 달리 상가가 들어서는 토지는 경쟁입찰을 하게 돼 원가가 비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최고가 입찰을 통해 사업지를 낙찰받게 되면 분양가 또한 높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19일에 찾은 위례.동탄2 등 수도권 신도시는 상가 분양 열기로 뜨거웠다. 1층 상가의 경우 3.3㎡ 당 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는 곳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가 분양가에 투기적인 요소가 반영돼 있어서 신중하게 투자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뜨거워진 분양 열기에 3.3㎡ 당 분양가 5000만원 넘는 상가도

위례신도시 곳곳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앞 길가에는 상담을 받으러 온 투자자들의 차가 줄지어 있었다.

U분양대행사 이모팀장은 "얼마 전에 우리 회사에서 맡은 상가는 거의 다 분양했다"며 "새로운 건물을 분양하고 있는데 여기도 분위기가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 내 중심상권의 1층 상가 분양가는 3.3㎡ 당 3700~5500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었다. 올해 상반기 전국 평균가인 2646만원의 두 배 이상인 물량도 있었다.

지난 3월에 분양을 시작한 위례신도시내 상가의 1층 분양가는 9억3000만~14억3000만원선. 평균 분양가가 10억을 훌쩍 넘었지만 이미 분양이 완료된 상태였다. 44~61㎡의 전용면적을 가진 이 건물에서 3.3㎡ 당 분양가가 가장 비싼 곳은 4700만이었다.

주택 11만5000가구, 인구 28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동탄2신도시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H공인중개사무소 고모대표는 "얼마 전에 동탄역 근처의 상가 10개를 분양하는데 100명 정도 왔다"며 "분양하는 날 다들 줄을 서며 기다렸고 분양하자마자 1.2.3층이 다 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1층에 목 좋은 상가는 (3.3㎡당 분양가가) 4700만원 정도였는데 다들 고맙다고 하면서 사갔다"고 덧붙였다.

동탄역세권에 있는 1층 상가의 3.3㎡당 분양가는 2700만~4800만원, 동탄순환대로에 있는 상가는 2500만~3300만원 정도다. 아파트 단지 인근의 전용 33~51㎡ 남짓한 점포를 사기 위해 5억에서 10억원은 줘야 하지만 인기 많은 상가는 거의 다 분양됐다.

■고분양가는 수익에 부담될수도… 투자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최근 신도시 상가 매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신중해야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입주 초기 신도시의 경우 유동인구가 충분치 않아 단기간에 투자성과를 내기 어렵다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위례신도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약 9억원에 상가를 분양받았다. 3.3㎡ 당 4300만원이다. 전체 유동인구를 고려하면 미래가치가 높을 수 있지만 당분간은 고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상가 인근 아파트들은 2016년 6월부터 분양을 시작하고 2020년 정도가 돼야 입주가 완료된다. 그때까지 고분양가의 부담을 안고 장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상가를 분양받은 김모씨(47)는 "솔직히 상가 수익률을 예전만큼 기대하기 힘들다"며 "저금리가 계속되고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임대료 부담 없이 장사를 하고 싶어 분양을 받았는데 투자금을 언제부터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분양가가 "너무 많은 미래가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대규모 택지 개발 사업이 중단되면서 용지 입찰가 자체가 높아졌다"라며 "상가 원가가 비싸져서 분양가가 높아진 것이지 현재 가치를 그대로 반영하는 가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 대표는 "2008~2009년에 개발 광풍이 불던 판교도 당시 가격의 60%까지 떨어지지 않았나"라며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커져 물량은 맞출 수 있어도 고분양가에 대한 후유증이 분명히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한영준 수습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