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

      2015.09.24 17:22   수정 : 2015.09.24 17:22기사원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달과 관련된 이야기가 숱하게 많다. 동화나 신화, 전설은 물론이고 영화, 대중가요 소재로도 자주 등장한다. 우리에게는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로 시작하는 동요 '반달'(윤극영 작사·작곡)이 가장 먼저 떠오를 듯싶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라는 구전동요도 있다. 복스러운 얼굴을 '달덩이 같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듯 예로부터 달의 차고 기우는 현상에 기초해 만든 태음력을 사용해온 동양에서 달은 친근함과 경외의 대상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서양에선 달, 특히 보름달은 불길함 또는 불길한 징조로 여겨졌다. 해가 중심인 태양력을 사용하는 영향일 게다. 그래서 옛날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달은 늑대라든지 마녀 등 음침함을 상징하는 것과 함께 등장한다. 달이 '어둠의 화신' 정도로 취급됐다. 영화 '나자리노'(1974년.레오나르도 파비오 감독)는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늑대로 변하는 청년 나자리노와 그리세르다의 사랑과 슬픔을 달빛 아래 처연하게 묘사했다. 이 영화에 악마가 등장하는 건 물론이다. 보름달을 보면 늑대로 변신하는 늑대소년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20세기 세계적인 팝가수 마이클 잭슨은 무중력 상태인 달에서의 걸음을 춤으로 표현한 '문 워크'로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달은 인류에게 정복의 대상이기도하다. 1969년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계기로 막이 오른 우주개발 시대에 제1의 목표가 달 정복이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중국도 지난 2013년 창어3호라는 탐사선을 달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일본과 인도 등 다른 나라들도 달 탐사를 목표로 삼아 우주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정월대보름이나 한가위에는 초저녁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다. 소원은 뭐니뭐니 해도 돈과 건강일 게다. 이 중에서도 20∼40대는 건강보다 돈을 첫 번째 손가락에 꼽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한가위에는 예년보다 훨씬 밝고 큰 보름달을 볼 수 있다. 이른바 슈퍼문이다. 이번 슈퍼문은 올해 가장 작았던 지난 3월에 비해 14% 크고 30% 밝다고 한다. 9년 만에 가장 크다.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기 때문이다. 추석 당일인 27일엔 지구와 달의 거리가 평소보다 2만3000㎞나 가까워진다.
올해 한가위는 한껏 커진 달만큼이나 더 넉넉하고 풍성한 마음으로 맞이하면 좋겠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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