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식 경영' 성과.. LH 신용등급 AA로 껑충

      2015.10.06 17:10   수정 : 2015.10.06 22:13기사원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사적인 부채감축 노력으로 마침내 세계 3대 신용평가업체로부터 줄줄이 AA등급(S&P AA-, 피치 AA-, 무디스 Aa3)을 획득했다. 이재영 사장이 취임한지 27개월 만이다. 업계에선 민영기업수준의 공격적인 경영과 사업다각화, 내실경영 등 이른바 '이재영식 경영'이 본격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판매목표 관리제 등 배수진 효과

'이재영 호'는 지난 2013년 6월 10일 출항한 후 신속한 경영진단을 통해 민영 대기업 수준의 정상화 작업에 돌입했다. 사업방식을 다각화해 엔진 출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 직원 복지는 축소했다.
침몰하는 배를 회생시키기 위해 몸집을 확 줄인 것이다.

이 사장은 사업 효율화를 위해 '판매목표 관리제'를 전격 도입했다. 지역본부장과 본사 처·실장 등 주요 임원들은 이재영 사장과 1대 1로 '판매 목표 달성 경영 계약'을 맺었다. 보상체계도 강화한 결과 지난해 27조 2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이 사장은 특히 본사 로비에 LH의 부채액을 디지털 숫자로 표시하는 '부채시계'를 걸어놓고 전 직원들에게 절박함을 고취시켰다. 이같은 절박함이 효과를 봤다. 2013년 기준 105조 6553억원이었던 부채는 지난 상반기 기준 94조 7251억원으로 10조원 이상 줄었다. 부채 비율도 340%에서 272%로 68%포인트나 하락했다. 운동으로 체지방을 줄이듯 내실을 키워 재무 상태를 튼실히 한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전체 공공기관 부채 감축 원인은 주로 2014년에 한국토지주택공사,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일부 기관의 부채감소에 기인한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다져진 내실, 금융기관이 먼저 반응

이 사장의 이같은 내실 경영은 금융시장에서 즉시 평가를 받았다. LH의 신용 등급이 올라가고 채권 금리마저 떨어진 것이다.

지난 9월 16일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가 LH 신용등급을 AA-로 상향시키면서,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 모두가 LH의 신용등급을 'AA'등급으로 올렸다. 이 등급은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수준이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는 기관은 준시장형 공기업 중에서는 현재까지 LH가 유일하다.

S&P 관계자는 "그동안 급증하던 부채증가 속도를 볼 때 LH의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라며 "이런 LH의 실적은 대한민국 국가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표현하기도 했다.

채권 금리도 하락했다. LH 채권금리는 가장 안전한 공사채 (AAA) 금리로 떨어졌다. 그동안 LH 는 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기준금리에 추가로 가산금리를 부담했으나 채권시장 평가기관들은 이 추가 가산금리를 없앴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외를 막론한 금융시장이 LH의 재무상태를 매우 안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LH는 경영 혁신 뿐 아니라 노동개혁도 쾌속으로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월 27일 LH는 사내 양대 노조인 LH노동조합, 한국토지주택공사노동조합과 전직원 임금피크제 도입에 전격 합의했다. 이재영 사장이 손수 여러 사업지역을 돌며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끌어낸 '소통 리더십'의 결과다.


LH는 임금피크제 효과로 인해 내년까지 120여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LH는 개선된 체질을 바탕으로 경제 살리기에도 동참하기 위해 전직원이 참여하는 내수 진작 프로그램을 발굴해 시행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앞으로 전국 170여개 사업현장의 사업비 조기 집행 가능성을 검토하여 설계용역비 조기 집행, 차년도 사업물량을 조기에 착수하는 등 이행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며 "직접적인 경기부양 효과를 얻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5600억원의 사업비를 확대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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