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차량 실제 도로 주행검사 착수

배출가스 조작이 드러난 문제의 폭스바겐 차량이 실내검사에선 예상대로 질소산화물(NOx) 등이 배출기준치를 넘지 않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6일부터 실제 도로에서도 배출가스에 변화가 없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부터 40일간 실도로 주행검사에 들어간다"면서 "이동형 배출가스 측정장비(PEMS)를 활용해 실제 도로를 주행하면서 인증시험 모드 외에 급가속, 급정지, 에어컨 가동, 고온, 저온 등 다양한 조건에서 차량 배출가스를 측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24일 경기 평택항 수입차 보관창고에서 차종별로 신차를 한 대씩 확보한 뒤 교통환경연구소로 옮겨와 인증시험을 확인하고 3000㎞ 길들이기 주행을 마쳤다.

해당 차량은 유로6형 골프, A3, 제타, 비틀(이상 신차), 유로5형 골프 신차, 유로5형 운행 중인 티구안 등 6종이다.

환경부는 유로6형 운행 중인 1차종도 섭외 중이다.

홍 과장은 "지난 1~2 실내검사에서 예상대로 모든 조사차량이 인증조건 기준인 0.08g/㎞(질소산화물 배출량) 이하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국내 인증시험 기준은 각각 ㎞당 질소산화물 0.08ｇ, 일산화탄소 0.5ｇ, 탄화수소+질소산화물 0.17ｇ 이하로 측정돼야 한다. 다만 질소산화물 등은 정속주행이 아니라 에어컨을 가동하거나 차량이 기울어지면 배출량이 달라진다.

따라서 무조건 0.08g/㎞를 넘는다고 배출가스를 조작했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환경부의 주장이다.

환경부는 실도로 주행 시 도심, 시외, 고속도로를 3분의 1씩 달리는 방법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먼저 67㎞ 경로(100분)는 행신역~독립문~구파발(도심), 구파발~장흥~의정부(교외), 외곽순환도로~호원IC~고양IC 등이며 117㎞ 경로는 능곡역~경복궁~서강대교(도심), 서강대교~김포대교~행신역(교외), 행신역~인천공항고속도로~금산IC에서 각각 이뤄진다.

환경부는 실도로 주행 결과 미국처럼 배출가스가 35배가량 초과될 경우 폭스바겐 측에 기술적 자료를 요청, 임의조작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홍 과장은 "독일 폭스바겐 측에서 한국 아우디폭스바겐을 통해 조작 여부를 시인했기 때문에 행정조치에 문제가 없다"면서 "실제 밝혀낸다는 보장은 없지만 소프트웨어 임의조작을 확인해보려는 차원에서 참고용으로 조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