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한달반만에 80원 급락.. 롤러코스터 환율에 수출기업 비상등

      2015.10.25 17:26   수정 : 2015.10.25 17:26기사원문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방향성을 잃고 급등락하면서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환율까지 돌발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환율 강세 덕분에 3.4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기업들은 오히려 4.4분기 환율하락에 따른 실적부진을 걱정하게 됐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환율변동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와 관련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의 환율하락세(원화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대표적 수출산업인 전기.전자와 자동차산업은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9월 7일 1204.3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환율은 23일 현재 1124.7원까지 떨어졌다. 한 달반 만에 80원, 6.6%나 하락한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 결과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평균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 하락 폭이 큰 업종은 의약품으로 1.5%포인트 하락하며 전자.통신 1.5%포인트, 조선 1.3%포인트, 펄프.종이.가구 1.1%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이는 3.4분기 환율 덕을 본 것과 180도 다른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환율 덕분에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7일 3.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결 기준으로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당초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이 6조60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시장 예상보다 7000억원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측은 이를 환율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3.4분기 시작일인 지난 7월 1일 1117.50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3.4분기 마지막 날인 9월 30일 1185.30원까지 뛰어 3.4분기에만 6.70% 상승했다.

이처럼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기업들도 환율 상황을 더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신차 효과 등을 통해 환율 하락을 상쇄하겠다는 복안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완성차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는 12월은 항상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수기인 데다 신차를 하반기에 대거 쏟아낼 예정이기 때문에 환율 영향을 비켜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에 계속 휘둘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번 원화 강세를 오히려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기회로 삼아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제연구원 김미애 선임연구원은 "고환율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해외 M&A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특히 엔화대비 원화의 강세를 이용해 일본의 첨단기술력을 도입하는 M&A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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