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재 육성 꾸물거릴 시간 없다
2015.10.26 17:51
수정 : 2015.10.26 22:27기사원문
"할머니와 같이 살면서 싱가포르 노인들을 위해 생활용품 주문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게 됐어요. 이 앱으로 생활용품을 주문하면 드론(무인기)이 집앞까지 배달해주기 때문에 노인들이 쇼핑하러 나갔다 다치는 일이 줄어들겠죠. 또 늘 약 먹는 시간을 잊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알림기능도 넣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구급차 출동 서비스도 탑재했어요."
지난 22일 싱가포르에 위치한 SAP 아시아·태평양지역 본사에서 만난 현지 고등학생들은 사용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한 자신들의 작품을 설명했다. 이들은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과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업체 SAP가 진행하고 있는 '젊은 사상가 챌린지' 출신이다.
어데어 폭스 마틴 SAP 아·태 및 일본 총괄 회장은 이들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우리와 같이 일할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류 최초의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서 각 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게 어데어 회장의 설명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란, 인터넷을 비롯해 각종 정보통신기기를 활용하면서 성장한 이들을 말한다.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임을 자랑하는 한국을 'SW 강국, 코리아'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스스로도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SW선도학교와 SW중심대학 등을 잇따라 선정하며 SW교육과정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사교육 광풍으로 변질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수업시간에 코딩 개념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칠 수 있는 ICT 인프라와 전문 교사도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학교 간'디지털 교육 격차' 논란도 일고 있다.
'SW 강국 코리아'.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벌이며 주춤거릴 시간이 없다. 인도는 이미 20년 전부터 SW인재 육성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물이 바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굴지의 글로벌 ICT기업을 이끌고 있는 주역들이다.
이제는 민간 ICT기업들도 '미래 파트너'인 SW인재 육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 구글, MS, 페이스북 등은 이미 SW교육 단체인 '코드닷오알지(code.org)'를 출범했고 프랑스 이동통신사 프리모바일도 '에콜42'라는 학교를 통해 무료로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SW교육 캠페인에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