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달리는 내수에 '채찍질' 한다
2015.10.27 15:47
수정 : 2015.10.27 15:47기사원문
건강보험급여 가운데 내년 초 지급분을 올해 안에 1조원 가량을 늘려 지급하는 등 10~12월 사이에 총 9조원 이상의 재정을 추가로 집행해 경기 활성화의 군불을 지핀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장철이 바짝 다가온 가운데 가을배추, 가을무, 고추 등 주요 채소는 공급이 충분해 소비자들이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7000t 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늘은 결국 '중국산'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정부는 27일 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근 경제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해 확정했다.
■내수 촉진 위해 4분기에 9조 '쏜다'
정부는 우선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3·4분기에 확인된 경기회복 자신감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내수의 활력을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키로했다.
이를 위해 중앙 정부의 재정집행률을 애초 계획인 95.5%보다 0.5%p 높여 재정 집행 규모를 1조6000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재해예방특별교부세(잔액 2500억원) 등 요건이 충족된 수시배정사업을 최대한 조기에 배정해 집행률을 높일 방침이다.
동절기 전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완료 등으로 연말 불용 예산을 최소화하고 가뭄 피해 복구 및 농업용수 개발사업 소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원하기로 했다.
지방재정 집행률도 87.2%에서 88%로 높이고 지방자치단체 추경을 확대해 지방재정 집행 규모를 애초 계획분보다 6조1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자체 추경 확대 규모가 3조7000억원이고 집행률 제고에 따른 지방재정 집행 증액분이 2조4000억원이다.
소비 확대를 위해선 건강공단 건강보험 급여 중 내년 초 지급분인 1조원을 올해 내에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리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매월 마지막 1주일로 확대하는 '문화의 날 플러스'도 추진하기로 했다.
'문화가 있는 날'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평일에 문화를 즐기는 기회를 갖자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투자 확대와 관련해선 산업은행의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 4·4분기 집행 규모를 계획보다 4000억원 많은 1조8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이 프로그램의 집행 규모는 5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3·4분기(7~9월)에 1.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6분기 만에 0%대 성장률에서 탈출하면서 저성장 고리를 끊은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4분기에는 가계소득 증가세,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보강,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촉진 대책으로 내수 개선세가 이어지고 양호한 세수 여건으로 지난해와 같은 재정절벽(재정지출이 대폭 감소하는 현상)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유가하락 등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 중국 등 세계수요 증가세 둔화로 수출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30대 그룹은 올해 하반기에 74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장철 배추등 수급 양호, 마늘만 '부족'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2일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김장채소 수급안정 대책'을 최종 결정했다.
정부는 우선 김장채소 가격 급등락을 막고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고자 계약재배 출하조절, 수매비축 물량 확보, 저율관세할당(TRQ) 운용 등으로 공급을 조절할 계획이다.
가격 약세가 예상되는 배추와 무는 계약물량 출하 조절로 가격을 안정시키고, 수매비축 물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한파 등에 따른 김장철 공급부족에 대비한다.
최근 산지 가격이 하락한 고추는 수매비축(7000t)과 계약재배 물량 수매(5000t)을 추진한다. 또 건고추 산지 가격을 지지하고자 정부·농협 보유 재고물량 7544t의 시장방출을 자제할 방침이다.
수급이 부족할 우려가 있는 마늘은 계약재배 잔여물량 1만5000t의 시장 공급을 확대하고 11∼12월 운용 가능한 TRQ 물량 1만3000t을 탄력적으로 시장에 공급한다.
아울러 김치소비 감소, 수입 농식품 증가 등으로 구조적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김장채소에 대한 소비촉진 대책을 추진한다.
직거래 장터와 농협 계통 유통매장 등에서 김장재료를 할인 판매하는 등 김장 활성화를 위한 '더 담그고 나눠먹는 김장' 대국민 캠페인을 펼친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주요 김장채소 중 배추, 무, 고추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하락했으며 마늘가격은 다소 높은 수준이다. 김장철인 11∼12월 배추, 무, 고추는 평년보다 공급량이 다소 많고, 봄 가뭄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마늘도 의무수입물량인 TRQ 물량 등을 고려하면 공급물량은 충분할 전망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