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국내 의료기기업체와 차세대 방사선암치료기 개발
2015.11.05 14:19
수정 : 2015.11.05 14:19기사원문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의료기기업체와 손잡고 차세대 방사선암치료기 개발에 나선다.
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BRC, 다원메닥스, 다원시스는 지난 4일 '의료용 가속기-붕소중성자치료기(A-BNCT) 개발에 관한 기본협정서'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붕소중성자포획요법인 BNCT는 원자로의 중성자와 암조직에 있는 붕소화합물이 핵반응 하면서 발생하는 입자방사선에 의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원리에 의한 암치료법이다.
붕소화합물은 정상 조직에는 모이지 않고 암조직에만 모이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 붕소화합물을 미리 환자에게 투여한 후 암조직에 붕소화합물이 축적되면 원자 또는 가속기를 이용해 정상 조직에 해를 주지 않는 정도의 중성자를 조사한다. 이때 붕소가 축적된 암세포에서 핵반응이 일어나 알파입자와 리튬입자를 발생시키는데 이들 입자는 세포를 죽이는 힘이 강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시키는 것이다.
BNCT를 활용한 치료는 완치가 어려운 뇌종양, 두경부암, 악성피부암(흑색종)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 암치료에 방사선을 활용한 기술은 양성자를 이용한 기기가 개발돼 임상에 활용되고 있다. 중성자 치료는 이보다 한단계 발전한 기술로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는 1960년대 이후 BNCT를 통한 암치료를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그러나 이들 연구 대부분이 붕소화합물을 얻기 위해 의료용 가속기가 아닌 원자로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상용화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에서는 의료용 가속기를 활용해 환자 치료에 사용될 붕소화합물을 개발하고, 길병원과 BRC는 차폐시설 등을 마련해 A-BNCT를 설치, 임상 공동 연구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BRC는 가천대 길병원 등 가천길재단이 IT, BT, 의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성한 R&D 클러스터다. 각 기관은 A-BNCT 개발을 위한 협력 관계를 수립하고 기기 개발에 관한 역할 등을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가천대 길병원 이근 병원장은 "이번 협약은 차세대 암치료기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기 위해 산, 학, 연, 병원이 의지를 투합했다는데서 의미가 있다"며 "아직 세계 어느 나라도 기술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협약 이후 실제 기기가 식약처 허가를 득할 때 까지 각 기관이 노력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