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형제', '극한도전' 등등 中 '한류콘텐츠 베끼기' 도넘었다
2015.11.18 18:03
수정 : 2015.11.18 18:03기사원문
중국의 '한류 콘텐츠 베끼기' 수위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가요는 물론 방송 콘텐츠, 게임 등 한국산 콘텐츠를 그대로 베끼고도 '짝퉁'(가짜)과 도용에 관대한 문화를 내세워 논란을 잠재우고 있다. 중국 정부 또한 이같은 문제에 뒷짐만 지고 있어 마땅한 해결책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눈 뜨고 코 베이고 있는' 한류 콘텐츠 생산자들의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표절해도 당당, 뻔뻔한 中
18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 10월까지 지난 3년간 해외 저작권과 관련한 법률 컨설팅 횟수는 모두 17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구제조치 지원은 2408건, 합법이용계약 지원은 220건, 저작권 인증은 3715건 등으로 저작 권리를 지키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2006년부터중국 국가판권국의 정식 허가비준을 받고, 이후 중국 내 한국저작물에 대한 권리 인증 업무를 10년째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한류 콘텐츠 베끼기는 최근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특히 '런닝맨'의 중국판인 '달려라 형제'가 대륙의 국민 예능으로 자리잡으면서 무단으로 만든 짝퉁 프로그램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 중국은 가요 표절이나 아이돌의 콘셉트를 참고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국내에서도 유명한 TV 프로그램 포맷은 물론 그 안의 자막과 컴퓨터그래픽, 카메라 촬영 스타일까지 모두 무단 차용해 유통하고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표절 논란이 대표적이다. 중국 동방TV는 '극한도전'으로 프로그램명과 촬영진만 바꿔 무한도전 제작진의 아이디어를 짜깁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MBC는 이같은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에서 예능 프로그램 표절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현지에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정식으로 판권을 산 중국 CCTV1의 '대단한 도전'이 오는 22일부터 방영될 예정이어서 중국에는 2개의 '무한도전'이 경쟁하는 구도가 그려질 전망이다.
아울러 JTBC의 '히든싱어'도 중국 지역 지상파를 통해 '은장적 가수'(숨은 가수)로 방송돼 논란이 일고 있다. '히든싱어' 역시 중국과 정식 판권 계약을 앞두고 표절 프로그램이 먼저 방영된 상황이다.
이 밖에 '개그콘서트'와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국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인기 코너와 드라마 '시청률의 제왕'도 중국 강소위성TV에 불법 리메이크돼 방송됐다.
■시장 수싸움에 밀린 창작의 가치
이처럼 중국의 한류 콘텐츠 표절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 측 관계자들은 유감 표명에만 그칠 뿐 적극적인 대응은 꺼리고 있다.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는 "중국은 한류 콘텐츠 사업의 거대시장"이라며 "현지 사정상 법적인 대응이 힘들 뿐더러 자칫 밉보이면 나중에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정부가 사실상 이를 용인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다른 수출 산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 복제 모바일 게임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컴투스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컴투스는 최근 인기 게임 '낚시의 신'이 중국에서 불법 복제돼 출시된 사실을 파악하고 한국저작권위원회, 북경저작권센터와 발 빠른 대응으로 복제 게임의 서비스를 2~3일 만에 모두 중단시켰다.
위원회 관계자는 "업체가 초기에 빠르게 대응하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다"며 "한국저작권위원회는 해외 콘텐츠 저작권과 관련해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채널"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