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시나리오 '난무' 조선업계 '혼란'
2015.11.22 18:01
수정 : 2015.11.22 18:01기사원문
특히 내년에 있을 총선으로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실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부가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당기는 모양새다. 여기에 실무를 담당하는 채권단 내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백가쟁명식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대형-중소형 '짝짓기식' 위탁경영
22일 채권단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애초에 정부는 대형조선사에 중소형조선사를 위탁하는 '짝짓기식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이 대한조선을 위탁경영했고 현대중공업이 삼호중공업을 위탁경영 한 후 인수 한 사례가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중공업-성동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 위탁경영의 방안이 점쳐지고 있다는 설이 나왔다.
하지만 조선업계 불황과 해양플랜트 손실로 최악의 실적 부진을 낸 대형 조선3사는 중소조선사를 거둘 여력이 없었다.
다행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성동조선 위탁경영을 받아들였지만 대우조선해양은 4조가 넘는 경영손실을 내며 위탁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공식 부인했지만, 정부가 현대중공업에 STX조선해양 위탁경영을 요구했다는 설이 지난 10월 나돌기도 했다.
■중소형 간 '통폐합'
'통폐합'도 여러 안 중에 하나였다. 채권단 주도로 자율협약이나 법정관리 하에 있는 중소조선업체를 합병해 생산 규모를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한다는 전략이다. 'STX조선-성동조선 합병', '성동조선-SPP조선 합병'등의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해당 채권단과 해당 업체들의 이해관계의 간극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소 조선사가 수주하는 선종은 대부분 벌크선 중심으로 이미 중국 조선소에 경쟁력을 많이 빼앗긴 상태"라며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봤자 시너지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매각 또는 법정관리
'짝짓기식 구조조정'과 '통폐합'방안이 불투명해지면서 조선소 구조조정은 매각 또는 법정관리 같은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SPP조선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으며 세 번의 매각 시도가 불발된 신아SB는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방안이 최대 관심사다. 위탁경영과 통폐합 모두 물 건너간 STX조선해양은 현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실사에 착수한 상태다. 실사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되지만 법정관리 가능성이 크게 거론되고 있다.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은 2013년 4월부터 4조원 이상을 지원 받았지만 적자 누적으로 마이너스 1조8945억원의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을만큼 경영난 해소가 힘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매각 혹은 법정관리 등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 시나리오는 연일 여러 버전으로 계속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관계자들은 구조조정에 대한 어떤 설도 신빙성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서별관회의(비공개 거시경제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사람들 말고는 아무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며 "정부입장에서 시간은 정해져있고 구조조정의 고삐는 잡아 당겨야하니까 각종 설들이 근거 없이 나오거나 누군가 흘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