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 진출 1년.. 현지 증권사 인수 나선다
2015.11.23 17:42
수정 : 2015.11.23 22:10기사원문
한국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설립한 지 약 1년 만이다. 인도네시아 시장이 최근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업제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현지 증권사 지분 인수 등의 방법을 통해 법인 설립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판단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국내 증권사는 물론 국내외 주요 은행들이 여럿 진출할 정도로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된 시장이다. 인도네시아로 진출하려는 금융사가 많다보니 현지 당국 정책도 외국계 금융사의 지점 및 직접 법인설립보다 현지 금융사 지분 투자나 인수 등을 용인하는 분위기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해외 시장 개척의 주력 시장으로 삼고 법인 설립을 위한 현지 증권사 M&A 매물을 물색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사무소 설립 후 현지 영업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점포가 만들어지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현지 당국의 입장이었다"면서 "이 때문에 사무소, 지점, 직접 현지법인 형태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 증권사 인수를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정착하는 시간을 줄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 당국에선 직접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외국계 금융사의 인허가 신청을 승인하지 않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투자증권뿐만 아니라 여타 은행 등도 현지 금융사 인수에 적극적이라는 얘기다. 실제 KDB대우증권은 지난 2007년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인 이트레이딩증권 지분 인수에 이어 2013년엔 대우증권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다. NH투자증권으로 합병 전인 2009년 우리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한상기업인 코린도그룹 계열 증권사였던 클레몬트증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합작 증권사(우리코린도증권)를 설립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2007년 현지 증권사인 동서콜리빈도증권과의 합작 경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실제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그렇다보니 인도네시아 진출 추진에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앞서 여타 증권사 3곳 등이 현지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높이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데 적잖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해외 여러 나라에서 적자를 보고 철수하는 수순이지만 유일하게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는 흑자 달성이 가능한 매력적인 시장으로 진입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며 "이 때문에 제2의 베트남으로 인도네시아를 꼽고 있는 한투 입장에선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서라도 하루빨리 현지 정착에 주력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