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상식, 제대로 알고 있나요
2015.11.27 17:21
수정 : 2015.11.27 17:21기사원문
간혹 우리가 먹는 음식에 이물질이 혼입된 경우가 있는데 일부의 경우 식품의 특성 때문에 이물질처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A씨(39)는 "얼마 전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도토리묵을 집에서 스테인리스 그릇에 옮겨 담고 조리하려고 보니, 검은 반점이 생긴 것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가족이 먹을 음식에 곰팡이가 슬어 있는 걸 보니 매우 불쾌했다"며 곧바로 마트에 반품 요구와 함께 항의했다고 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결과 A씨처럼 구매한 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사례는 연평균 약 6000건에 이른다. 벌레나 곰팡이, 금속, 플라스틱, 유리조각 등 이물질의 종류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물질이라고 의심했던 것들 중에는 식품의 일부 성분 때문에 발생한 것을 이물질로 오인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CJ프레시웨이 고객가치혁신팀은 "예를 들자면 망고 같은 과일을 먹다 보면 실오라기 같은 물질이 나오기도 하는데, 실제로 해당 물질을 분석해보면 망고의 섬유질인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소비자들이 이물질이라 판단했던 것들을 실제로 확인 해보면 이물질이 아닌 식품의 일부 성분 때문에 발생한 것들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A씨가 제기한 도토리묵 이물질 사례에 대해 CJ프레시웨이 고객가치혁신팀에서 면밀히 조사해 보니, 도토리묵의 검은 반점은 곰팡이와 같은 이물질이 아닌 '탄닌' 성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토리묵은 일반적으로 전분 72~78%, 탄닌 6~9% 정도를 갖고 있다. 이 중 탄닌은 도토리묵의 떫은 맛을 내는 역할을 한다. 탄닌 자체는 원래 무색이지만 철 성분에 반응해 적갈색 또는 흑색으로 바뀐다. 결과적으로 A씨가 조리하려다 발견한 검은 반점은 스테인리스 그릇의 철 성분이 도토리묵과 반응해 생긴 것이었다. 탄닌은 감, 밤, 도토리 등에 많이 있으며 혈관의 탄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치아의 에나멜 형성을 도와 충치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상 생활에서 식품 이물질로 오인하는 경우는 매우 다양하다. 얼마 전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감자튀김을 먹으려던 S씨(23·여)는 "감자튀김에서 검정 곰팡이 같은 게 너무 많이 발견돼 식당 종업원에게 항의를 했다. 그래도 꽤 유명한 식당인데, 이런 식재료로 조리한다는 게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S씨가 제기한 감자 속의 이물질도 곰팡이가 아닌 '블랙스팟'으로 밝혀졌다. '블랙스팟'은 쉽게 말해 감자에 '멍'이 든 것이다. 감자를 수확-이송-저장하는 과정에서 서로 부딪히다 보면 '멍'이 들게 되는데, 이때 감자의 조직이 검게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멍이 든 감자를 튀길 경우 검은 반점 같은 것이 생기는 데, 이를 곰팡이로 오인한 것이다.
결국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해당 물질이 곰팡이 등의 이물질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막상 조사해보면 식품 원래의 특성 때문에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요즘 현대인은 식자재에 대한 상식도 많아졌다. 하지만 의외로 '사람 잡는 선무당' 같은 엉터리 상식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생활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