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美 이통사들 요금인상 본격화

      2015.11.29 18:23   수정 : 2015.11.29 18:23기사원문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잇따라 데이터 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그동안 치열한 가입자 모집 경쟁을 위해 폐지했던 가입비까지 부활시키는 회사도 생겼다.

미국에서도 이동통신 가입자 시장이 이미 포화에 달해 더이상 가입자 확대를 통한 매출 확대가 어려워 이동통신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통신업체들이 요금인상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통신업계의 매출감소가 현실화되면서, 통신업체들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면 국내에서도 서서히 통신요금인상에 대한 압박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통신산업의 새 수익모델을 마련할 수 있는 정책지원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美이통사들 가입비 부활

29일 통신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이동통신 회사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20달러(약 2만 3100원)의 가입비를 받고 있다. 미국 2위 업체 AT&T는 이미 지난 8월 1~2년 약정 가입자 대상으로 가입비와 단말기 개통료를 40달러(약 4만 6200원)에서 45달러(약 5만 2000원)로 인상했다.

버라이즌과 AT&T는 기존 가입자가 약정기간이 끝난 뒤 새 단말기를 구입해 가입을 갱신할 때도 '단말기 업그레이드료'라는 이름으로 신규 가입비와 똑같은 액수의 단말기 개통료를 받아 약정을 갱신할 때마다 가입비를 받고 있다. AT&T는 소비자가 직접 단말기를 구입하거나, 단말기 할부 프로그램으로 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개통료라는 이음으로 가입비 15달러(약 1만 7300원)를 받고 있다.

■데이터 요금 잇따라 인상

버라이즌은 가입비를 부활하는 것과 함께, 이미 폐지된 월 30달러(약 3만 4600원)짜리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계속 사용하는 기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달 서비스 요금을 50달러(약 5만 7700원)로 66.7% 인상했다. 다만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 요금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국 이통시장 제3위 업체 T-모바일USA는 월 80달러(약 9만 2400원)이던 무제한 음성.문자.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상품의 요금을 지난 15일부터 95달러(약 11만원)로 18.8% 올렸다. 그나마 무제한 LTE 요금제의 테더링 한도를 7기가바이트(GB)에서 14 GB로 늘렸다.

미국 이통시장 제4위 업체 스프린트는 지난달 16일 무제한 음성.문자.데이터 요금을 월 60달러(약 6만 9300원)에서 70달러(약 8만 800원)로 올렸다. 단 신규가입자만 대상이다.


■美 이통시장, 요금인상으로 수익성 회복 노려

그동안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경쟁적으로 요금을 인하하던 미국 이동통신 회사들이 전격적으로 요금인상에 나서는 이유는 갈수록 악화되는 수익성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포춘은 "미국 이동통신시장의 신규가입자 매출이 '0'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수익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한 전문가는 "철저히 시장논리에 의해 요금인상과 인하를 결정하는 미국 이동통신 회사들이 일제히 요금인상, 가입비 부활 등 수익성 확보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 산업의 흐름이 가입자 확대 보다는 기존 가입자를 지키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내에서도 이미 이동통신산업 축소가 시작됐기 때문에 이동통신 회사들이 새 수익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산업간 칸막이 규제를 폐지하는 등 정책적으로 시급히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요금인상에 대한 압력이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joony@fnnews.co 허준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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