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위 이번엔 지킬까 전운 감도는 서울광장

      2015.12.04 17:38   수정 : 2015.12.04 17:38기사원문
5일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서울시청과 광화문 등지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경찰은 앞서 2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불허했으나 법원이 전날 '백남기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통고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경찰은 법원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불법 폭력시위는 엄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역시 복면을 한 불법시위자에 대한 구형량을 최장 징역 1년까지 늘리는 내용의 '공무집행방해사범 엄정 대응방침'을 세웠다.

■1만명 이상 집결, 평화시위 강조하지만…

4일 경찰과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에 따르면 백남기 대책위는 5일 2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갖기로 했다. 앞서 대책위는 '5일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광장에서 경찰 물대포에 다친 농민 백남기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 인근까지 7000여명이 행진하겠다'며 지난달 29일 집회 신고를 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YMCA, 흥사단 등 490여개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연대회의도 5일 서울광장에 5000명이 모여 '민주 회복, 민생 살리기 및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경찰에 집회 신고했다. 여기에다 서울시는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이 광화문광장에서 열기로 한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문화제'를 허가했다.
이에 따라 2차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1만명을 웃도는 인파가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 측은 2만∼3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1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불법 폭력시위로 변질됐다고 판단, 2차 집회 때는 복면을 착용한 불법 과격시위자를 현장에서 체포하고 복면을 착용한 단순가담자도 약소기소가 아니라 정식 재판에 넘기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책위는 법원 판단을 환영하면서 평화적인 집회를 강조했다. 그러나 평화적 집회로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등에 집결한 시위대가 합류, 과격해질 경우 경찰은 공권력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때처럼 폭력사태로 얼룩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과격시위 땐 현장 체포

경찰은 신고된 집회.행진 구간에 폴리스라인을 설치, 1만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평화적 집회를 유도할 방침이다. 차벽과 물대포 등은 처음부터 설치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러나 시위대가 신고지역을 벗어나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 등을 시도하거나 폭력.과격 양상이 나타나면 차벽 설치와 물대포 사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복면시위대가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경찰버스 파손 등 불법행위를 벌일 경우 유색 물감 살포 등을 통해 끝까지 신원을 확인, 검거할 방침이다.

앞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 및 학생 등 7만여명(경찰추산)은 지난 11월 14일 서울 도심에서 민중총궐기 집회를 가졌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당시 경찰은 240여개 중대 2만2000명과 경찰버스 700여대, 차벽트럭 20대 등을 동원해 통제에 나섰다. 그러나 광화문으로 행진을 시도하던 시위대와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이 충돌했고 복면으로 얼굴 등을 가린 시위대는 차벽을 뚫기 위해 경찰버스에 밧줄을 묶어 당기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쇠파이프가 등장했다.
경찰은 이에 대응해 물대포 18만L와 캡사이신 650L를 사용하는 등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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