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방지용 스마트밴드 개발 '리니어블'
2015.12.09 17:56
수정 : 2015.12.09 18:19기사원문
35초. 아이가 부모의 눈 앞에서 사라지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미아가 발생하는 것은 한순간이란 의미다. 정보기술(IT)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한해 발생하는 국내 실종아동 수는 약 2만명에 달한다.
이같은 최악의 일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미아방지용 스마트 밴드 서비스를 개발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성공적인 크라우딩 펀딩을 시작으로 국내외 투자를 이끌어 냈고, 현재 세계 6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리니어블'이다.
■보호자와 아이 일정거리 멀어지면 경고음
리니어블은 1~9세 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미아방지 스마트 밴드다. 리니어블이 만든 스마트 밴드를 착용한 아이가 부모와 일정거리 이상 멀어지면, 부모의 스마트폰 리니어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알람이 울려 아이가 사라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아이가 쓰는만큼 유아용 제품이 사용하는 실리콘 재질로 만들었고 100% 방수 및 방진이 가능하다. 별도의 배터리 교체나 충전 없이 1년간 쓸 수 있다.
리니어블 밴드 안에는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한 근거리 위치 인식 기술인 '비콘'이 내장됐다. 아이의 손목에 채워진 리니어블 내 비콘이 지속적으로 고유 신호를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쏘면서 아이와 부모 사이의 거리를 파악한다. 그러다 아이와 부모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즉 비콘이 쏜 신호의 세기가 약해지면 부모의 스마트폰에 경고 알람이 울리도록 설계됐다.
문석민 대표는 9일 "보통 20~30m 가량 떨어지면 경고 푸시가 뜨고, 알람이 울리는데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같이 매장에 가림막이나 벽이 많고 복잡한 곳에서는 이보다 가깝게 떨어져 있어도 알람이 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리니어블은 크라우드 소싱 위성항법장치(GPS) 방식으로 아이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리니어블 스마트 밴드가 보내는 고유 신호(UUID)가 있는데, 이를 아이 주변의 리니어블 앱 사용자의 스마트폰이 받아 서버에 전송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가 '도움 요청하기' 버튼을 눌러야 실행된다.
문 대표는 "부모의 스마트폰이 아이의 위치를 감지하지 못하면, 아이 주변의 다른 리니어블 사용자의 스마트폰이 아이가 착용한 밴드의 비콘을 감지해 위치 정보를 보내는 방식"이라며 "또한 앱 사용자 주변에 신고된 아이가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알려줘 아이 부모에게 연락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리니어블 앱을 설치한 이들이 많아질수록 위치 정보는 정교해지고 장기 실종 아동 수는 줄어드는 셈이다.
■자폐아동.치매 노인 등 상품 다각화 추진
리니어블 밴드 가격은 5000원이다. 미국에서 5달러에 펀딩을 받은 만큼 더 비싸게 책정할 수도 있었지만 가격을 더 낮췄다.
문 대표는 "국내 실종 아동수는 감소세지만 장기 실종 아동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장기 실종 아동의 가정일 수록 형편이 어려운 것을 보고, 리니어블 밴드는 누군가 비싸서 못사는 제품이 아니라 부담없이 살 수 있는 제품이길 바랬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청 실종 아동 등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아직 부모 품에 돌아오지 않은 아동수는 2011년 36명에서 2012년 130명, 2013년 175명, 2014년 258명으로 증가했다.
내년에는 미아 방지 뿐만 자폐 아동, 치매 노인은 물론 반려동물까지 이 기능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상품을 다각화할 생각이다. 이는 결국 리니어블 앱 사용자를 늘려 실종 아동 찾기에도 더욱 도움이 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해외시장 다각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도 수립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내년부터는 사회적 가치 추구하면서 유통업체 등 다른 기업의 수익을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사회에 기여를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은 게 우리의 목표"이라고 말했다.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