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위안 추가 평가절하 불가피할 것
2015.12.10 05:52
수정 : 2015.12.10 05:52기사원문
중국이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위안이 미국 달러에 연동돼 있어 강달러 충격이 고스란히 위안으로 옮아가기 때문이다. 특히 교역비중이 큰 탓에 강달러 충격이 미국보다 더 크다는 평가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현지시간) 중국인민은행(PBOC)가 위안 고시환율을 달러당 6.4140위안으로 2011년 이후 최고치(가치는 최저치)로 하향 조정했다면서 이는 추가절하 워밍업이라고 보도했다.
금융안정성을 위해 위안 가치를 미 달러에 연동(페그)시켜 온 중국의 환율정책은 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위안 가치 동반 상승을 부르고 이는 교역비중이 큰 중국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세계은행(WB)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카네기 국제평화기금(CEIP)의 선임 어소시에이트 황 유콘은 "경제가 가라앉는 때에 과도한 (통화) 평가절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위적인 저평가는 미국과 통상마찰을 부를 수 있어 쉽사리 결정하기가 어려운 문제다.
황을 비롯해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안 가치 하락을 용인함으로써 충격을 줄이려 하겠지만 이같은 대응은 대통령 선거를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미국에서 정치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어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오류라는 지적 속에서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며 공격하는 상황이다.
중국 내부 요인도 있다.
위안 평가절하는 지난 8월 평가절하 때처럼 중국 국내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몰고 갈 수 있고, 달러 표시 채무부담을 가중시킨다.
황은 "중국은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말했다.
달러는 지난해 중반 이후 주요국 통화 대비 20% 넘게 급등했지만 위안에 대해서는 절상 폭이 3%에 불과하다. 호주 웨스트팩 스트래티지 그룹에 따르면 교역가중치에 따른 위안 평가절상폭은 같은 기간 15%에 육박한다.
이때문에 미 수출이 올들어 10월까지 4.3% 줄어드는 등 충격이 있지만 중국에는 못미친다.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은 23%인 반면 중국은 42%에 에르기 때문이다.
중국의 3·4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비 6.9%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수출과 제조업 둔화가 직격탄이 됐다.
또 수입물가 하락으로 중국 당국의 물가하락(디플레이션) 억제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다. 10월 도매물가는 전년동월비 5.9% 하락해 4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강달러=강위안'인 상황에서 강달러 최대 피해자가 중국이라는 얘기다.
골드만삭스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달러가 갑작스럽게 10% 절상되면 중국 성장률은 1%포인트 가까이 둔화돼 미 성장 둔화폭의 2배에 이른다.
특히 위안 절상은 중국이 임금 상승으로 인해 해외 시장에서 베트남, 태국 등과 경쟁에서 뒤처지는 가운데 이뤄져 타격이 더 크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런던 SLJ 매크로 파트너스의 스티븐 젠 공동창업자는 중국의 현 정책조합은 지속불가능하다면서 추가 평가절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는 한편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평가절하를 거부하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불가능한 삼위일체'라는 것이다.
하버드대 교수인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중국은 평가절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비교적 개방된 자본시장과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 안정적인 통화가치는 동시에 이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