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중국폰의 역습,...韓 스마트폰 시장 초저가로 재편?
2015.12.17 15:39
수정 : 2015.12.17 15:39기사원문
중국산 스마트폰 도입을 망설이던 이동통신사들도 점차 문호를 넓혀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X3와 Y6를 도입했고 SK텔레콤도 화웨이 6P를 출시했다. 보조배터리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샤오미도 내년 한국진출 계획을 발표하는 등 틈새를 넓히려는 중국산 스마트폰과 메우려는 국산 중저가폰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산 스마트폰의 가격은 국산 중저가폰보다 낮게 책정되고 있어 국산 스마트폰 가격 인하를 유인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초저가폰 열풍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화웨이 Y6, LG유플러스 통해 '공짜'로 풀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6일 보급형 스마트폰 Y6를 출시했다. Y6는 중국 화웨이의 제품으로 800만 화소의 후면카메라와 밝은 조리개를 장착해 야간이나 실내 등 빛이 부족한 저조도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흔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360도 파노라마 촬영 기능, 스마트 얼굴인식 기능, 사진 음성녹음 기능도 탑재됐다.
성능보다 더 관심을 끄는 부분은 가격이다. Y6는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최저가인 15만4000원으로 출고가가 책정됐다. 게다가 LG유플러스는 월 2만9900원 요금제만 사용해도 13만4000원의 지원금을 준다. 매장 추가지원금(15%)을 받으면 단말기 대금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다. 출시와 동시에 사실상 공짜로 Y6를 공급한 것이다.
10만원대 스마트폰이 국내에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중저가폰은 대부분 30만원~50만원대 제품이었다. 고가요금제를 선택해 지원금을 많이 받으면 공짜로 살 수 있는 모델도 있었지만 낮은 요금제를 써도 공짜로 살 수 있는 모델은 없었다.
LG유플러스와 화웨이가 파격적인 가격을 책정함에 따라 중저가폰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J7(출고가 37만4000원), 갤럭시J5(출고가 29만7000원), 갤럭시그랜드맥스(출고가 31만9000원), LG전자의 클래스(출고가 31만9000원), TG앤컴퍼니의 루나(출고가 44만9900원)의 지원금 상향 혹은 출고가 인하가 있을지도 관심사다.
■'저가폰 대명사' 샤오미도 내년 한국 진입
또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도 내년에는 우리나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 개막식 특별강연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샤오미 류더 부총재(부회장)는 "내년에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을 한국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샤오미는 중국에서 홍미노트, 미 시리즈 등 10만~20만원대 스마트폰을 여러대 출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화웨이와 비슷한 초저가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우리나라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10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과 경기침체로 국내 시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중저가폰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50만원 미만 중저가폰의 판매비중은 월평균 34%로 지난해 7~9월 평균인 21.5%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가격은 저렴하고 성능도 좋은 중저가폰도 쓸만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우리나라 시장에 노크하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 올리버 우 디바이스 동아시아 지역 총괄은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합리적인 소비 행태가 확산되면서 보급형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화웨이 Y6는 꼭 필요한 기능만을 간추려 효율성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실속형 스마트폰을 찾는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