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불황 직격탄 맞은 협력업체

      2015.12.27 15:46   수정 : 2015.12.27 15:46기사원문
조선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불똥이 협력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대형조선사들 일감이 줄어들면서 지난해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현장 하청직원 수가 올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현장의 협력업체와 하청직원들은 도급비 삭감과 임금체불로 추운겨울을 보내고 있다.

■조선사 하청업체 인력 올해 첫 감소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선 대형3사(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하청 기능직원들 수는 9만457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9만7634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것에 비해 3064명이나 줄어든 수치다.
조선 대형 3사의 하청 기능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조선업계의 불황에 조선사들은 하청직원들을 늘려왔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조선대형 3사의 3·4분기 누적 적자만해도 7조원에 육박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3사의 일감이 많을때는 중소조선소 기술자들을 웃돈 주고 데려갔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형조선사 일감이 없어서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자연히 하청업체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며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해양플랜트 수주를 조선3사 모두 자제하기로 했기 때문에 인력감축은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기성금 삭감으로 하청사 경영난 가중

조선업계 불황에 사내하청업체들의 경영난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협력사 관계자들은 예전부터 폐업하는 하청업체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원청 조선소의 일방적인 기성금 삭감으로 협력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A사 사내협력업체들은 "A사가 2013년 이후 줄곧 일방적인 기성금 삭감했고 올 초부터는 인건비 산출 금액 대비 50%만 지급했다"며 "이 때문에 대출과 사채까지 쓰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A사는 올해에만 기성금 삭감 등으로 100여개의 하청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대책위의 주장과 달리 도급계약은 인건비가 아닌 물량 단위로 맺어지고 있고 공사 마무리 시점에서 공사대금 전액을 지급하고 있다"며 "매월 지급되는 기성은 공정률에 따라서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A사 뿐 만 아니라 다른 대형조선사의 하청업체들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조선사들이 일감을 수주하지 못하면 하청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문제는 앞으로도 대형조선사들의 수주가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 하청업체들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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