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 물량 집중..용인·김포·화성 등 '미분양 후폭풍'

      2015.12.29 17:24   수정 : 2015.12.29 22:03기사원문

전국 주택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것은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일대의 공급과잉 때문이다. 지난 11월 늘어난 미분양 물량의 절반가량이 경기도에 속해 있고, 이 중 대부분은 김포,파주, 남양주, 용인 지역이다.

특히 건설사들이 장기 보유 중이던 사업부지에서 밀어내기식 분양을 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됐다. 올해 분양 물량이 50만가구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고치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미분양 물량 소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분양 2가구 중 1가구는 경기

수도권은 서울을 제외한 경기 지역의 미분양 증가가 두드러졌다. 경기의 미분양 물량은 2만1809가구로 전국 미분양 물량 중 절반에 가까운 43.9%를 차지했다. 증가폭도 전달(1만2510가구) 대비 74.3% 늘었다. 주로 하반기에 분양 물량이 쏟아진 용인, 김포, 화성시에서 미분양이 심화됐다.


특히 용인은 미분양 주택이 10월 3920가구에서 8156가구로 치솟았다. 지난 2012년 말 6676가구로 '미분양의 무덤'이란 오명을 기록했던 당시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다. 잘 나가던 신도시 역시 미분양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김포는 김포한강신도시가 살아나며 분양 물량이 집중되자 오히려 후폭풍을 맞았다. 김포의 지난달 미분양 물량은 2994가구로 전달 대비 986가구 늘었고 분위기가 좋았던 지난 9월(238가구)과 비교하면 팔리지 않은 집이 2756가구 증가했다.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 역시 '동탄 불패'라는 말이 무색하게 미분양이 증가했다. 화성시 미분양은 8월 2000가구를 넘어선 이후 지난달 2746가구로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 밖에 경기에서 지난달 미분양이 급증한 곳은 남양주, 광주, 파주, 평택 등으로 이들 지역은 주로 경기 외곽에 있어 입지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 공급이 늘다보니 한달 새 미분양 물량이 2배에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건설사 밀어내기, 미분양 불러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극에 달하며 화를 키웠다는 반응이다. 실제 미분양이 대폭 증가한 지역은 지난 9~11월에 분양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화성에서는 9월 3782가구, 10월 2850가구, 11월 3614가구가 공급됐다. 용인에서는 같은 시기 768가구, 4015가구, 9558가구가, 김포는 1017가구, 1287가구, 3080가구가 각각 분양됐다.

전문가들은 아직 교통편이 불편한 경기 외곽 지역 단지의 경우 수천가구씩 쏟아진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미분양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 경기 광주 태전, 용인 남사지구 등은 10년 가까이 사업이 멈췄던 PF사업장으로 이번 분양시장 활황에 힘입어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하며 공급과잉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대림산업이 용인 처인구 남사면에 공급한 'e편한세상 한숲시티' 미분양 물량은 3000가구를 넘어서 용인시 전체 미분양 4236가구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했다. 12월 현재 한숲시티는 일반분양 6725가구 중 절반 조금 넘는 3500여가구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에 장사 없어" 당분간 미분양 증가세

지난달 들어 갑자기 미분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는 기본적으로 분양 물량 자체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 10월과 11월 분양물량은 8만4000여가구와 7만3000여가구로 국토부가 분양 통계를 집계한 이후 월별기준 1, 2위에 해당하는 공급량이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증가는 이미 예견됐다는 입장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가계부채 증가와 금리인상 예고 등 시장 상황이 안좋아지는 가운데 공급물량이 계속 나오다보니 심리 위축이 불가피했다"며 "올해 전세 수요자를 중심으로 집을 살 만한 사람은 대부분 샀다. 내년에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안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라든지 시장에 주는 시그널이 시기가 안좋았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아주 가파른 속도로 미분양 가구가 증가하는 것은 분명하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분양이 늘어날 것"이라며 "미분양이 장기화되면 몇몇 기업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서울에서 떨어지거나 교통 안좋은 외곽은 미분양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물량 앞에는 장사 없다.
미국 금리인상과 대출심사강화, 공급과잉, 고분양가 등 4대 악재가 작용하는 상황이라 미분양을 해소하는 데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박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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