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해양플랜트 사업 구조 대수술

      2015.12.29 17:38   수정 : 2015.12.29 22:08기사원문

사상 최악 손실로 업계를 수렁에 몰아넣었던 조선사 해양플랜트 사업은 새해 다시 희망이 될 수 있을까.

계속된 저유가로 줄줄이 보류됐던 대규모 해양프로젝트의 내년 수주를 위해 국내 조선 '빅3'가 연말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회사 최고위급으로 구성된 수주위원회를 꾸리는가하면, 리스크 체크 전담반을 가동시켜 단계별 위험요소를 가려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뼈아픈 저가 수주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은 물론, 혹독한 시련기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발 쇼크 여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전체 건조 비용 계산능력이 부족했던 2∼3년전, 턴키 방식으로 계약해 지금도 작업중인 해양플랜트 설비는 아직도 수백억 달러 규모로 쌓여있다.


■과거 관행 탈피, 단계별 수익구조 따져 수주

2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사들은 비용 계산조차 힘들었던 과거 수주 관행을 벗어나기 위해 수주 시스템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원가 분석, 건조 단계별 수익 현황 등을 면밀히 따져 손실나는 수주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업체마다 원가와 리스크, 계약사항 전반을 검토하는 기구를 내부적으로 새로 꾸린 상태다.

하지만 이런 행보와는 별개로, 해양플랜트에 대한 우려감은 여전해 업계는 아직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새다.

2∼3년전 설계와 건조를 일괄 책임지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던 해양플랜트 물량은 현재 '빅3' 업체별 20여기, 200억달러 규모로 쌓여있다. 이 중 상당수는 내년 하반기 이후 인도될 예정인 가운데, 이 과정에서 돌발 변수에 따른 추가 손실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들 설비의 경우 공정 지연 등에 따른 책임소재가 명확치 않은 것이 문제다. 침체된 업황속 인도 연기, 계약 취소 등의 악재도 남아있다.

실제 4·4분기 들어서도 설비 인도 연기 요청이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년전 수주한 6500억원대 규모 드릴십 1척의 인도 시점이 이달말에서 2018년 6월로 최근 연기됐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선주측이 마땅한 용선처를 찾지 못해 연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저유가로 내년 발주 실행될지가 변수

쉘, 셰브론, ENI 등 오일메이저들이 지난해 이후 미뤄온 해양프로젝트에 대해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과 최근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물량은 1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표적으로 쉘이 추진중인 40억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봉가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ENI의 20억달러 규모 모잠비크 코랄 FLNG, 셰브론의 태국 우본프로젝트, 쉘의 호주 브라우즈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등이 꼽히고 있다.

페트로나스의 말레이시아 카사와리 해양가스전도 새해 발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속한다. 봉가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의 수주가 한때 유력했으나 지금은 확실치 않다.

모잠비크 FLNG는 국내 3사 컨소시엄 경합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모잠비크 프로젝트는 야구로 보면 7회로 접어든 수준이다.
빠르면 내년 1·4분기안에 결정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일메이저들은 유가급락에 올들어 프로젝트 협상을 중단하거나 철회하는 수순을 보였다.


하지만 저유가 상황에서도 장기적으로 채산성면에서 해양플랜트가 득이라는 판단 등에 힘입어 부분적으로 프로젝트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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