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목재는 전부 땔감? 속타는 합판업계

      2015.12.31 18:14   수정 : 2015.12.31 22:03기사원문
국내 합판업계가 폐목재 수급난에 한숨을 쉬고 있다. 폐목재는 합판업계가 생산하는 파티클보드의 주요원료지만 열병합발전소 사용이 늘면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폐목재 사용과 관련한 제도정비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12월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내 폐목재 발생량은 176만t으로 지난 2004년 237만t 대비 25% 줄었다. 2013~2015년은 정확한 수치가 집계되지 않았으나 2012년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폐목재 발생량은 줄고 있지만 열병합발전소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합판업계의 원자재 수급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폐목재는 파티클보드(PB)의 원자재로 주로 사용돼왔지만 열병합발전소의 연료로도 각광을 받으면서 자재확보를 위한 경쟁이 불가피해진 것.

이같은 열병합발전소 증가는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때문이다.

이 제도는 발전설비용량이 500MW 이상인 화력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발전량의 2%를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공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매년 새롭게 선정되는 사업자들은 직접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도입하거나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인증서를 구매해서 의무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과징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열병합발전소들이 간벌목, 축산폐기물 등 각종 바이오폐기물의 연료화 보다는 재활용이 손쉬운 폐목재를 바이오매스 연료의 주요연료로 선택하면서 합판업계의 폐목재 수급난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합판업계는 열병합발전소의 RPS제조의 신재생에너지 가중치(REC)도 바이오매스 질에 따라 차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림 자체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매스에 가중치를 높이고, 폐기물성 바이오매스 사용에는 가중치를 낮춰야 한다는 것. 이 경우 페목재가 에너지로 쏠리는 시장 왜곡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열병합발전소에 사용되는 연료의 관리가 철저해져야 한다고 합판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축건설폐목재와 사업장폐목재의 경우 물질재활용만을 허용한 상태다. 이들 자재의 발전연료 사용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발전소로 들어가는 원료는 혼합된 상태라 확인이 불가하다. 결국 제도만 있고, 관리는 허술하다는 게 합판업계의 입장이다.


합판업계 관계자는 "폐목재의 질에 따라 물질로 재활용할 것인지 에너지 연료로 활용할 것인지를 명확히 구분지어야 한다"며 "RPS 제도의 신재생에너지 가중치(REC)도 바이오매스 질에 따라 차등 적용함으로써 산림 자원의 활용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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