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앓는 중국 증시
2016.01.07 17:09
수정 : 2016.01.07 17:09기사원문
이유는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8일로 예정된 대주주 매각금지 해제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뒤늦게 대주주들이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3개월 내 총지분의 1%를 넘겨선 안 된다는 새로운 규제를 내놨으나 이미 버스가 지나간 뒤였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0.51%나 절하한 것도 '팔자'를 부추겼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거의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낮은 가치)다. 올 들어 위안화 가치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시장 환율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역외시장에선 이미 달러당 6.6~6.7위안대로 거래된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그만큼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약해졌다는 뜻이다.
서킷브레이커 제도 자체도 문제다. 중국 증시에선 우량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떨어지거나 오르면 1단계가 작동한다. 이때 주식거래가 15분간 중단된다. 숨을 돌린 뒤에도 주가가 7% 이상 등락하면 아예 장을 조기 마감한다. 7일 시장은 불과 29분 만에 2단계 조기 마감 조건을 충족했다. 전문가들은 1단계 ±5%, 2단계 ±7%의 진폭이 너무 좁다고 본다. 그 바람에 공연히 시장 패닉을 부른다는 것이다. 미국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 이상 급락하면 장을 닫는다. 우리는 8, 15, 20% 3단계로 서킷브레이커를 작동한다. 상하이 증시의 취약성을 고려할 때 2단계 서킷브레이커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중국 경제는 두자릿수 고도성장 시대를 접고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다. 경제 풍향계인 상하이 증시는 선두에 서서 맞바람을 맞고 있다. 일부에선 경착륙을 우려한다. 이 경우 마치 거대한 점보제트기가 동체착륙하는 충격을 세계 경제에 가져올 수 있다. 반면 연착륙을 전망하는 이들도 많다. 사실 한 나라 경제가 영원히 고도성장을 이어갈 순 없는 노릇이다. 그 좋은 예가 이웃 일본이고 바로 우리 한국이다.
상하이 증시의 잇단 급락세는 반갑진 않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중국 경제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니 지나치게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그보다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신창타이 시대의 중국은 고도성장 시대의 중국과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체질을 단련시켜야 한다. 어느 모로 보나 과감한 구조개혁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