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50조원 풀어 경기부양 불구 亞증시 폭락
2016.01.21 16:45
수정 : 2016.01.21 17:10기사원문
21일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28일짜리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2900억위안(금리 2.60%), 7일짜리 역RP 1100억위안(금리 2.25%) 등 4000억위안의 역RP를 발행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는데 이는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앞서 인민은행은 전날 단기유동성조작(SLO)을 통해 1500억위안, 18일과 19일에도 SLO와 역RP로 각각 1550억위안, 550억위안 등 총 7600억위안의 단기유동자금을 공급했다.
당국이 이처럼 대규모 단기유동자금 지원에 나선 이유는 올들어 증시 급락과 위안화 가치 하락세로 자본 유출이 지속되면서 단기금리가 급등하는 등 유동성 우려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역RP 금리가 0.19%포인트 오른 3.01%까지 상승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자 이날 역RP로 4000억위안을 지원했다.
또한 중기유동성 지원을 위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담보보완대출(PSL) 등을 통해 6000억위안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3개월 만기 MLF 대출 금리도 기존 3.0%에서 2.75%로 인하했다. 최근 유동성 공급과 관련 인민은행의 마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준율 인하를 대체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에 6000억위안의 유동성을 지원할 경우 지준율을 0.5%포인트, 4000억위안의 역RP를 발행할 경우 0.4%의 지준율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당국이 지난해 성장률이 6.9%로 2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낼 것으로 전망됐으나 대신 대규모 유동성 지원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돈 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향후 필요한 단기·중기자금을 감안할 때 이 정도로는 부족하며 지준율 인하 등 통화완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화촹증권 연구팀은 "향후 필요한 단기자금이 2조위안, 중기자금이 1조2500억위안으로 추산된다"며 "특히 자본 이탈 압력이 큰 상황에서 역RP 등 단기 유동성 지원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준율 인하 등 통화완화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인민은행이 통화완화정책과 함께 공급측 개혁도 함께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의 부양책이 당초 지준율 인하 등을 요구해온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날 아시아 증시는 폭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23%(96.21%포인트) 폭락한 2880.48에, 선전 성분지수도 3.77%(390.88%포인트) 급락한 9975.97로 마감됐다. 전날 폭락세를 기록한 홍콩H지수도 장중 7820선까지 밀리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홍콩 금융당국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잔액이 37조원 수준이며, H지수가 8000선 밑으로 내려가면 2조원 어치의 ELS가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간다고 추산했다.
홍콩H지수는 전날보다 2.24%(179.80포인트) 하락한 7835.64에, 홍콩항셍지수는 1.82%(344.15포인트) 떨어진 1만8542.15에 마감됐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도 전날보다 398.93포인트(2.43%) 떨어진 1만6017.26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4년 10월30일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며 한국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7% 내린 1840.53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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