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단, 올해 환경시설공사 15% 턴키입찰...'담합' 함정 피할까
2016.01.28 15:05
수정 : 2016.01.28 15:05기사원문
민간의 기술력을 활용해 건설공사를 효율적으로 시행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오히려 업체 간 담합 등 상당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환경공단은 '2016년 환경시설공사 발주계획'을 전년 대비 26%(1658억원) 확대된 7935억원으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건수로는 지난해 70건 보다 33%(23건)이 늘어났다.
공단은 이 가운데 3건은 턴키방식을 이용키로 했다. 나머지 90건은 적격심사 또는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를 거치는 일반경쟁 방식으로 진행한다.
턴키공사는 △파주LCD 일반산업단지 4단계 폐수종말처리시설 설치사업(790억원), △강화군 하수도시설 확충사업(262억원), △인천검단 폐수종말처리시설 증설사업(140억원) 등으로 3건이다.
파주 LCD일반산업단지 4단계 공사는 최대 규모다. 파주 LCD일반산업단지 4단계에서 발생되는 공장폐수 및 생활오수의 적정처리를 위한 하루 처리능력 5만t의 폐수종말처리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턴키공사를 제외하고 100억원 이상 공사는 춘천시 침수예방사업 417억원, 창원시 침수예방사업 365억원, 부천시 심곡춘의처리분구 하수관리 정비사업(240억원), 용인시 오산천 생태하천복원사업(230억원) 등 28건이다.
문제는 턴키입찰의 경우 통상 공공공사에 적용해왔고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더라도 설계·가격 가중치 점수로 낙찰을 결정하기 때문에 업체 담합, 사업비 증가, 대형 건설사 편중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말 턴키입찰로 공사에 참여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들을 담합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2010년 10월 국토해양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턴키방식으로 발주한 화양~적금 3공구 해상 도로 공사 입찰에서 추정 공사비의 94.8%~94.9% 범위에서 투찰가를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환경공단도 지난 2009년~2011년 완주·이천·가평·파주 등 4개 지방의 폐수종말처리장이나 하수처리장 공사를 턴키 입찰했지만 환경 전문 건설업체들이 담합했다가 적발돼기도 했다.
환경시설공사 발주계획의 전체 공사를 시설별로 살펴보면 하·폐수처리시설 46건, 폐기물처리시설 22건, 비점오염저감시설 5건, 기타 환경시설(에너지자립화 시설 등) 20건 등으로 절반에 가까운 49%가 하·폐수처리시설에 집중돼 있다.
환경공단은 "전체 환경시설공사 가운데 75건(81%), 6838억원을 상반기 내에 발주해 침체된 건설경기가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며 "턴키발주를 최소화하는 한편 불가피한 턴키발주에 대해 입찰담합 징후진단 사전체크리스트 도입, 담합 징후 공정위 조사의뢰, 관계기관 담합정보공유 등 제도개선을 통한 부조리 차단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