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공습 대비 전략 갖춰라
2016.01.28 16:57
수정 : 2016.01.28 16:57기사원문
중국 안방보험은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하면서 한국시장에서의 금융사업 복안으로 '지주사 설립'을 제시한 바 있다. 동양생명에 이어 국내 은행, 캐피털업체까지 인수해 안방보험 한국 지주사로 전환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로 구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이 방안은 돌연 철회됐다. 안방보험은 한국 내 동양생명의 대주주로만 존재할 뿐, 다른 어떤 법인도 설립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별도 해외법인이나 사무소를 설립하지 않고 중국 안방보험 본사에서 해외 금융회사 매물이나 부동산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세금이었다. 법인을 설립하려면 법인세를 내고 인적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사무소 설립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부수적인 비용을 지불하기보다 중국 본사에서 직접 왕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용을 절감하면서 효율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것 같지만 한국시장에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투자하지 않겠다는 속내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중국계 은행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중국계 은행들은 한국 법인을 설립, 대기업의 자금조달 및 국내 은행의 중국법인에 대한 자금지원도 나서고 있을 정도로 국내 자금시장에서 '큰손'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은행들과의 시너지효과도 가시화되는 중이다.
그러나 안방보험 등 일부 차이나머니들은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를 인수한 후 기업가치 향상보다는 수익과 실적에 집중하고 있다. 차이나머니는 자금만 풍부할 뿐, 기업 경영시스템이나 금융기법 등이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기업이 중국시장 개척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중국의 벽은 두터울 뿐이다. 결국 차익만 보고 매물로 다시 내놓을 개연성이 많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 인수처럼 국내 기업을 능가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알짜 글로벌 기업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차이나머니를 배제할 수는 없다. 차이나머니의 공습이 예고된 이상, 국내시장은 차이나머니를 이용하는 내공을 길러야 한다. 차이나머니에 먹히기보다 차이나머니를 통해 이득을 얻어낼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감이 떨어지길 기대하기보다 감을 낚아챌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