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살해' 가장에 징역 35년 확정...'주식투자 실패' 비관

주식투자에 실패한 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가족을 살해한 50대 가장에게 징역 35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51)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대법원은 '심신장애 상태였다'는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은 정당했다면서 "징역 35년형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2009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박씨는 은행과 부모로부터 빌린 돈 3억20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했지만 실패하고 빈털터리가 됐다.

일정한 직업과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주식투자까지 실패하게 되자 가족은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게 됐고, 이를 비관한 박씨는 2014년 12월 살던 집에서 부인(47)과 딸(17)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했다.

재판과정에서 박씨는 부인과 딸이 동반자살에 동의했고, 자신도 자살하려했다가 실패했다면서 범행 당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고 심신미약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법원은 "피해자들이 잠든 상태에서 목을 조르는 등 동반자살이라기보다는 적극 살해행위에 가깝다.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했고 이후에도 차분하게 행동했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항소심) 법원은 양형을 늘려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2심은 아내와 딸이 잠을 자다 살행당했다는 점을 들어 "어느 면에서든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 반사회적 범행"이라고 밝혔다.

특히 "남은 아들의 정신적 충격이 상당하다"면서 "유리한 정상들을 충분히 참작해도 징역 25년은 너무 가볍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mail]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