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때문에.." 정책자금 공급 줄인 수출입·산업銀

      2016.02.15 16:59   수정 : 2016.02.15 16:59기사원문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기업들이 수출 부진을 겪으면서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올해 정책자금 공급 규모 목표를 줄이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40년만에 정책자금 공급 목표를 줄인데 이어 산업은행 역시 올해 목표액을 낮췄다.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따라 수출 기업들의 투자 등이 줄어들고 있다"며 "동시에 기업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고 있어 정책자금 공급 목표를 줄였다"고 말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정책자금 공급 규모를 61조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의 63조원에 비해 2조원이 줄어든 수치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정책금융공사와 합병 과정에서 과대해진 일부 대기업 부분 여신을 정상화하고 위험이 큰 업종의 좀비기업 양산을 통제하기 위해 정책자금 공급 규모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양기관에서 대기업 여신을 취급했었다보니 중복적으로 이뤄진 부분이 있어 이를 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2013년 정책자금 공급 규모 목표는 51조 2000억원었지만 실제 지원 실적은 62조 7000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공급 목표 63조원, 실적 67조 6000억원이었다. 산업은행은 올해 대기업 중심의 여신 관리를 강화하는 대신 중견기업 위주로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리스크가 큰 업종인 조선, 해운 등에 대한 지원을 줄이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수출입은행도 올해 정책자금 공급 규모를 전년보다 5조원 줄어든 75조원으로 책정했다.

수은이 전년대비 공급 목표를 줄인 것은 저유가에 따른 건설 플랜트.조선 등 주요산업 수주 부진 및 세계 경기침체 때문이다.

수은의 정책자금 공급 목표는 2013년 74조원이었다. 해마다 목표가 증가해 지난해에는 80조원이었다. 실제 실적은 목표를 항상 상회했다.

2013년 정책자금 공급 실적은 75조 8000억원이었고 지난해는 81조 9000억원이었다. 수은은 해마다 공급 목표액보다 실적이 초과해 공급 목표액을 전년보다 늘렸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목표 자체를 축소했다.

정책금융기관들이 공급 목표를 낮춘 것은 글로벌 경제와 밀접한 영향이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 역시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5% 감소했다. 한 달 기준으로 2009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달 역시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87억 5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1% 줄었다. 시장에서는 이달 수출도 지난해 2월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책금융 관계자는 "일단 공급 규모는 예년에 비해 줄였지만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실제 지원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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