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을 기다린 디카프리오, 오스카를 거머쥐다
2016.02.29 17:15
수정 : 2016.02.29 21:55기사원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4전5기만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디카프리오는 수상 소감에서 "내 형제 톰 하디에게 감사하며 2년간 훌륭한 작품을 찍게 해준 것에 감사한다. 인류가 환경에 대해 신경써야 한다. 전세계 지도자들이 환경오염을 크게 일으키는 사람들과 맞서야 하며 우리 후손을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월 29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대 관심사는 디카프리오의 남우주연상 수상 여부였다. '길버트 그레이프'(1994년)로 20세에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디카프리오는 '에비에이터'(2004년),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년)를 통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번번이 수상에 실패했다.
이후 디카프리오는 실화를 소재로 한 '레버넌트'에서 극한으로 치닫는 캐릭터를 연기해 결국 남우주연상을 손안에 넣었다.
디카프리오는 앞서 지난 1월 열린 제7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주우연상(드라마부문)을 받으면서 생애 처음으로 오스카상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또 '캐롤'의 케이트 블란쳇, '조이'의 제니퍼 로런스 등 기라성 같은 여배우들이 각축을 벌인 여우주연상은 '룸'의 브리 라슨에게 돌아갔다. 27세의 신예 브리 라슨은 올해 처음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고 수상까지 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디카프리오에게 오스카를 안긴 '레버넌트'는 감독상과 촬영상까지 받아 3관왕에 올랐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해 '버드맨'에 이어 2년 연속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은 '스포트라이트'에게 돌아갔다. '스포트라이트'는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이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보도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마크 러팔로와 마이클 키튼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토마스 맥카시는 각본상을 수상했다.
남녀 조연상은 '스파이 브릿지'의 마크 라이런스와 '대니쉬 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각각 돌아갔다. '스파이 브릿지'는 냉전시대 미·소 양국의 스파이 상호교환을 소재로 한 작품이며, '대니쉬 걸'은 세계 최초 성전환 화가인 에이나르 베게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또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주요 부문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편집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등을 휩쓸며 6관왕에 올라 기염을 토했다.
이날 행사에선 배우 이병헌이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라 관심을 모았다. 말끔한 턱시도 차림으로 콜롬비아 출신 여배우 소피아 베르가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외국어영화상 후보들을 소개했다. 이어 수상작으로 '사울의 아들'이 선정되자 이병헌은 라즐로 네메스 감독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이병헌은 앞서 영화 '지 아이 조:전쟁의 서막' '지 아이 조 2'에서 스톰 쉐도우 역을 맡아 미국 관객에 얼굴을 알렸다. 최근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미스 컨덕트'와 '황야의 7인' 등도 올해 연이어 개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소프라노 조수미가 부른 영화 '유스'의 주제곡 '심플송'이 상을 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은 영화 '007 스펙터'의 '라이팅스 온 더 월'에 돌아갔다. 조수미는 당초 무대에 올라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마지막 6분 동안 노래를 부를 예정이었지만 생방송 시간관계상 빠지게 됐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