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미달' 외산 로이유리 판친다
2016.03.01 16:50
수정 : 2016.03.01 22:04기사원문
국내 로이유리 시장에서 성능이 KS(한국산업규격) 기준에 못미치는 저급 수입산 제품이 별다른 제약 없이 유통되면서 시장 혼란과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그러나 저급 외산 로이유리제품에 대한 대한 정부의 규제나 단속이 미미해 토종 로이유리기업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나서 원산지 표기나 제품 성능을 표기하는 등의 규제 강화에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이유리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외산 저급 로이유리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국내 로이유리 시장 규모는 약 1300억원대로, 2012년 이후 매년 100억원씩 증가하며 연평균 10%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로이유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KS 규격에 맞지 않는 수입 하드로이 유리가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로이유리는 유리 표면에 금속 또는 금속산화물을 얇게 코팅해 열의 이동을 최소화시켜주는 에너지 절약형 유리다.
로이유리는 코팅막 소재에 따라 소프트로이와 하드로이로 구분하는데, 수입 제품 대부분은 단열 성능이 떨어지는 하드로이에 해당한다. 하드로이는 소프트로이에 비해 단열성능을 좌우하는 방사율이 높아 단열성능이 최대 20% 정도 떨어진다.
실제로 수입산 하드로이 유리의 방사율(0.15~0.20)은 KS 규격인 0.12에도 미치지 못해 값싼 수입산 제품 유통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소프트로이 방사율은 0.02~0.1 수준이며, LG하우시스 등 국내 로이유리 업체는 모두 소프트로이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일부 수입업체들이 기준 미달의 하드로이 제품을 수입해 유통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기준 미달인 하드로이를 쓰는 것은 가격이 저렴하고 가공이 쉽기 때문이다. 로이유리는 일반 유리에 비해 ㎡당 단가가 2배 가량 비싸 부담이 되는데, 그나마 하드로이가 소프트로이보다 5% 가량 저렴하다.
또 하드로이는 일반 가공 대리점에서 손쉽게 가공할 수 있지만 소프트로이는 2차 가공 및 복층유리로 제작할 경우 전용 설비를 갖춰야 해서 현재는 일부 업체에서만 취급한다. 건설사들이 시공되는 유리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고, 일단 시공이 되고 나면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소프트로이 적용 여부를 구분하기도 어렵다. 건설사나 소비자 모두 로이유리라고 알고 시공한 제품이지만 성능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이에 따라 건자재업계에서는 로이유리에 대한 원산지 표기 또는 제품명 표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하드로이와 소프트로이를 소비자들이 구별할 수 있어야 건전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자재업계 관계자는 "단열성능이 떨어지는 하드 로이유리가 소프트 로이유리처럼 둔갑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제품의 원산지와 성격 등을 표기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