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과감한 투자로 성공한 한국 조선... 구조조정 영향 최소화 해야

      2016.03.15 15:11   수정 : 2016.03.15 15:11기사원문
한국조선이 세계 1위에 올라선 밑바탕이 위기 속 과감한 투자였던 만큼 구조조정 영향을 최소화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5일 이은창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 필요'라는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 경쟁력 유지가 구조조정의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의 우수한 인력이 세계 최고의 조선산업을 만든 것처럼 이를 유지·지속하기 위해 구조조정 영향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구조조정을 급격히 추진할 경우 장기적으로 뛰어난 작업자와 엔지니어를 잃게 돼 기술이 뒤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일본 조선의 구조조정을 반면교사 삼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일본은 1980년 설비를 35%, 1988년 추가로 23.6% 감축해 전성기 생산능력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 반면 한국은 "설비 증설을 금지하는 조선산업 합리화 조치가 1993년 해제된 후 세계적인 비난에도 대대적인 설비 확충을 했고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회복세를 보인 조선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됐다"고 조언했다.

이런 선례가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규모 설비 폐쇄나 감축은 보다는 일본이나 중국 조선소처럼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경쟁을 해야 하는 부분과 협력을 해야 하는 부분을 구분하고, 협력이 필요한 영역에서 한 회사처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해양플랜트 인력 공유를 위한 합작 엔지니어링사를 설립하거나 특정 사업에 주요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한국 조선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불리한 처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과 중국은 자국 수요와 금융지원으로 한국보다 훨씬 좋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이 잠시 주춤한다면 바로 뒤처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조선업계는 최근 고부가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를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이마바리조선은 16년 만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한 대형도크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도 정부 선박금융지원과 자국 발주로 LNG운반선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정부나 정책금융기관이 구조조정을 주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공에서도 체계적인 정책연구를 통해 효율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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