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소비자신뢰지수 급락.. 체감경기·가계수입·고용시장 전망 '꽁꽁'
2016.03.21 17:25
수정 : 2016.03.21 19:41기사원문
미국 주식시장이 3월 들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경기 전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되레 확산되고 있다. 실제 올 초 부진하게 출발한 미국 증시는 지난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말 수준을 회복했다.
월가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미국보다는 해외 경제를 더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체감도 또한 악화되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경제전문지 마켓워치는 지난주 연준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하향하고, 연내 금리 인상 계획도 당초 네 차례에서 두 차례로 줄인다고 발표한 것은 미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보여온 것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연기할 것이라는 예상 또한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월가와 연준은 미국 경제가 앞으로도 양호할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면서 문제를 해외 탓으로 돌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미국의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수출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경제의 문제로 떨어지는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지적했다. 지난 3개월 사이 뚜렷한 악화 추세라는 것이다. 콘퍼런스보드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 조사는 당초 예상했던 97.8에 못 미치는 92.2를 기록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 정책당국이 주시하는 경기선행지수다. 고용, 가계수입 등을 근거로 산출되며 보통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가 경기를 낙관한다는 뜻이다.
미국 소비자는 지난해 12월 조사 때에 비해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증가했으며, 임금이 오르지 않거나 현 수준도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는 응답도 늘었다.
꾸준한 채용과 실업률 하락에도 고용시장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며 지난해 말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 후 기업 환경이 점점 나빠질 것이라는 시각 또한 늘고 있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오는 24일 발표되는 2월 내구성 소비재 주문 규모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다음 날 발표되는 지난해 4·4분기 최종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는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했음을 반영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업들의 실적이 조속히 상승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고용과 투자 또한 부진할 것이라며 이런 것을 볼 때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은 놀랍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둔화된 세계경제와 미국 대선 선거운동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투자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