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숙 늘휘무용단 20년간의 레퍼토리 옴니버스로 엮는다

      2016.03.21 18:32   수정 : 2016.03.21 22:23기사원문

'늘휘'는 순우리말로 '회오리의 절정'을 뜻한다. 1996년 창단한 김명숙 늘휘무용단(사진)의 한국 춤에 대한 지향점이 이 한 단어에 응축돼 있다. 한국 춤의 절정을 내딛겠다는 의지다.

늘휘무용단은 서정적이고 자연주의적인 작품 성향을 기반으로 문학, 미술, 설치, 영상 등 다른 예술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춤 영역을 확장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아 늘휘무용단이 걸어온 흔적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20년을 제시하는 무대가 열린다. 오는 26~2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시간의 공간'과 '모래·그림'이다.

'시간의 공간'은 '상·상(想.想)'(2006년), '하늘의 미소' 중 '달은 별을 낳고'(2011년), '미궁' 중 '수연'(2013년) 등 늘휘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 가운데 주요 장면을 모아 옴니버스식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1막 '상·상'은 가야금 명인 황병기가 편곡한 가야금 산조와 김명숙 안무의 만남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황병기 명인이 장구 장단을 치고 가야금 연주자 지애리가 연주할 예정이다.

2막 '미궁'은 서양의 춤곡인 '샤콘느'의 선율에 맞춰 인연을 상징하는 장유한 움직임을 표현한다. 3막 '달은 별을 낳고'는 한국 대표 극작가 이강백이 쓴 대본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이미지를 시각적 아름다움으로 담아낸다.

신작 '모래·그림'은 '한 개체 속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는 동양적 세계관을 춤으로 옮겼다. 작게는 늘휘무용단의 지난 행적을, 크게는 우주의 생멸을 상징적으로 구현한다.

태초의 탄생을 의미하는 한 점이 선을 그리는 과정을 음양오행을 통해 풀어내고, 이 선들이 모여 하늘, 땅, 사람의 형상을 이루는 삼재론을 표현한다. 이는 다시 만다라의 형상으로 확대돼 궁극의 경지를 나타낸다.
무용수들은 마치 모래로 그림을 그리듯이 쌓일 듯 흩어지는 흐름 속에 담긴 진리의 형상을 표현한다. 현악기 선율에 국악 리듬이 어우러지는 김태근의 창작곡과 함께 3D 입체영상 등 다양한 시각적 효과가 더해질 예정이다.


늘휘무용단 관계자는 "늘휘무용단의 안무 철학과 감각적 움직임의 총체로서 '늘휘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마련했다"며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에서 나아가 늘휘무용단이 지향하는 창조적 세계를 제시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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