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더민주 상황, 김종인보다 문재인 책임"
2016.03.21 18:48
수정 : 2016.03.21 18:48기사원문
정동영 국민의당 전북전주병 예비후보는 최근 당내 갈등을 빚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상황에 대해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보다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정 예비후보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슬픔을 느낀다. 명색이 제 1야당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망가지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예비후보는 먼저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가 더민주 비례대표 순번 1번으로 확정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매 총선마다 비례대표 1번은 각 정당의 정체성을 상징해 왔다”며 “그런데 비례대표 1번이 박근혜 정부에 참여한 보수 성향의 교수라니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더불어민주당이 보수정당, 새누리당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정당이 되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이어 “하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1등공신인 김종인 대표가 이끌고 있는 당이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출신, 비례대표 1번은 박근혜정부에 참여한 보수교수.. 이것이 오늘 대한민국의 제 1야당의 모습”이라며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졌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예비후보는 “나는 그 책임을 문재인 전 대표에게 물을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당이 각종 선거에서 연전연패하는 상황에서도 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당원들의 요구를 무시했다”며 “당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반대파들이 탈당한 이후에 사실상 반대파들의 탈당을 기다려 김종인씨를 영입해 전권을 넘겨줬다”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김종인 대표는 정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민주적 정당성, 절차적 정당성을 가지지 못한 대표이다. 당원에 의해 선출되어야 할 대표 자리를 문재인 전 대표로부터 그냥 넘겨받았다”면서 “김종인 대표는 공천을 통해 당을 친노정당에서 친문정당으로 바꾸어 놓았다. 같은 친노그룹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에게 부담스러운 세력은 제거하고,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깝고 새로 영입한 사람들과 함께 당을 주도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정 예비후보는 “세간의 웃음거리가 된 셀프공천 파동까지, 그 과정 어디에서도 민주, 평화, 복지라는 전통 야당 정신을 찾아 볼 수 없다. 김종인 대표가 언필칭 경제민주화의 전문가라고 하는 데, 이번 더불어민주당 공천 어디에서 그런 흔적이라도 찾아 볼 수 있나?”라며 “지도자라 하면 나아갈 때는 맨 앞에 서고, 물러설 때는 가장 나중에 물러나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3대 총선에서 전국구 11번, 15대 총선에서는 14번을 맡았고 17대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제가 택한 비례대표 순위는 22번이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침묵이 당의 보수화를 묵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의 정체성이 훼손되더라도, 자신의 대권을 위해 당을 장악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 있는 것은 아닌 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제가 던진 이 물음은 오는 4월 13일, 현명한 국민들께서 투표로 답해 주시리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