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유로존에도 경제.정치적 타격

      2016.03.27 12:03   수정 : 2016.03.27 12:03기사원문

브렉시트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도 영국에 버금가는 경제적·정치적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은 오는 6월 23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예정돼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25일 네덜란드 투자은행 ING 분석을 인용해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유로존 역내 국내총생산(GDP)이 내년까지 최대 0.3%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독일 베르텔스만 재단도 브렉시트가 2030년까지 유로존 GDP를 0.36%까지 갉아먹을 것으로 전망했다.

ING는 또 브렉시트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길어지면 장기적으로 유로존에 미치는 악영향은 "훨씬 더 크고 오래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수출 감소, 투자 위축, EU 경제정책 궤도 수정 등이 유로존에 심각한 부정적 충격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 따랐다.

단기적으로 브렉시트는 영국 파운드 가치 급락세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유로당 0.79파운드 수준인 파운드 가치가 급락해 0.90유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유로존 기업들의 영국 수출 감소뿐만 아니라 수출대금을 유로로 환산할 때 환차손으로도 이어져 유로존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아일랜드, 벨기에, 네덜란드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작은 나라들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는 브렉시트 타격이 가장 커 2017년까지 GDP 감소폭이 1.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같은 기간 영국 GDP 감소폭 1.2%에 맞먹는 충격이다.

또 네덜란드는 0.9%, 벨기에는 0.7%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 등 경제규모가 큰 나라는 이에 비해서는 충격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의 GDP 감소폭은 0.5%, 2위 프랑스는 0.4%로 예상됐고, 3위 이탈리아는 0.3%로 예상됐다.

브렉시트는 또 유로존내 일자리 약 200만개를 날려버릴 것으로 ING는 전망했다. 이는 유로존 전체 고용의 1.5%에 이르는 규모다.

유로존 업체들은 또 브렉시트 가결 뒤 2년 안에 영국과 EU가 양자 무역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면 높은 관세에도 직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브렉시트는 경제적 충격에 못지않게 정치적으로도 유로존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영국과 '거래'에 합의함으로써 나머지 유럽 국가들도 모방범죄에 취약해지게 됐다"면서 "다른 회원국들 역시 예외와 특수한 개별국 처방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유니제스천도 정치적 이유로 브렉시트가 영국보다는 EU에 더 해로울 것으로 예상했다.


유니제스천은 브렉시트가 "1957년 유럽 통합이 시작된 이후 최초의 실질적인 후퇴가 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단일 유럽에 대한 의문을 다시 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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