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순자본유입, 21개월만에 최대

      2016.03.30 05:31   수정 : 2016.03.30 05:31기사원문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21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 추산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자본유출 타격이 컸던 한국에 주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주요 은행들의 연합체인 IIF에 따르면 이달들어 외국인들의 신흥시장 순자산 매수 규모는 368억달러로 늘어 2014년 7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0~2014년 월평균치 22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채권에 189억달러, 주식에 179억달러가 유입됐고, 주식 매수세가 특히 큰 폭으로 올랐다.


IIF는 2월 통계도 수정해 2억달러 순유출에서 54억달러 순유입으로 수정했다.

미국 리서치 업체 EPFR 글로벌 자료에서도 신흥시장 자본유입은 확인된다. EPFR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1주일간 신흥시장 주식 뮤추얼펀드 순유입 규모는 29억달러로 지난해 7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로빈 코프케 IIF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3월 신흥시장 자본유입 규모의 절반을 넘는 206억달러 정도가 아시아에 집중됐고, 특히 '타격이 심했던' 한국 주식에 대한 수요가 강했다고 밝혔다.

3월 통계는 1월까지 7개월 연속 진행된 신흥시장 자본이탈이 일단은 숨고르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망은 여전히 비관에 무게 중심이 실려 있다.

IIF의 코프케는 신흥시장이 어려움을 완전히 헤치고 나온 것은 아니며 여전히 미국 금리 향배 전망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프케는 "신흥시장 경제의 펀더멘털 전망이 크게 개선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3월 자금유입이 는 것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예상을 뛰어넘는 온건한 신호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이 위험선호로 방향을 틀고, 선진국 시장의 금리가 낮아진 것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며칠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감에 따라 향후 흐름은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숨고르기는 "부분적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관계자들이 최근 연설에서 덜 온건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다 밸류에이션 역시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IIF에 따르면 신흥시장 자금 유입은 16일 연준의 FOMC가 끝난 뒤 이틀간 급격히 늘었다. 일일 포트폴리오 데이터를 공개하는 7개 대형 신흥시장국의 외국인 자본유입 규모는 하루 20억달로 급격히 늘었다.

그러나 자본유입 증가세는 구미 시장이 부활절 휴가에 들어간 25일까지 6거래일간 단 이틀동안만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주 연준 고위관계자들이 잇따라 강경발언을 쏟아낸게 배경이다. 아예 4월 회의(26~27일)에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연준 관계자들은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이들까지 이 대열에 동참하면서 연준의 금리정책 기조가 이전 전망보다 더 빠르게 긴축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티그룹 신흥시장 부문 책임자인 데이비드 루빈도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일시적인 것'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3월 유입이 미국의 올 금리인상 전망 약화, 자본유출 둔화에 따른 중국 위안화 안정, 유가 30% 상승에 힘입은 오일달러 추가 감소 우려 완화, 신흥시장 자산가격 하락 등의 요인에 힘입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올해 2차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다 주춤하고 있는 중국의 자본유출 역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루빈은 이 두가지 요인이 다시 부상하면서 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을 부추기고 신흥시장에는 역풍이 몰아칠 수 있다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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