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투자은행들, 1분기 매출 급감
2016.03.31 07:39
수정 : 2016.03.31 07:39기사원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지난주 트레이딩 부문에서 40~45% 매출 감소를 시인하는 등 구미 투자은행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한 FT 설문조사에서도 유럽 7개 대형 투자은행 가운데 CS를 포함해 도이체방크, UBS, 바클레이스 등 4대 투자은행이 1·4분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평균 25% 매출 감소를 겪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 은행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석가들은 트레이딩 부문에서 골드만삭스의 경우 48%, 모건스탠리는 56% 매출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성장률 둔화, 낮은 유가, 미 금리인상 전망 약화 등이 투자자들과 시장을 위축시켜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 가상으로 유럽은행들은 1·4분기 중에 유럽, 아시아 시장을 제치고 가장 성과가 좋았던 미 시장에 그다지 투자를 하지 않아 수익을 높일 기회를 날려 버리기도 했다.
실적 악화는 감원을 부른다.
CS는 지난주 실적악화를 발표한 뒤 2000명을 추가로 감원하겠다고 밝혔고,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말 12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트레이딩 부문 실적 악화의 배경이 조만간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투자은행들의 감원 발표는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의 은행부문 애널리스트 후 반 스티니스는 투자은행들이 새로운 시장 현실에 적응하는데 3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보다도 유럽 투자은행의 상황이 크게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신속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자본을 확충해 규정 강화에도 별다른 충격이 없는 반면 유럽은행들은 여전히 새 규정에 맞추기 위한 자본을 모으지 못한 상태다. 수익성이 곤두박질치고 있어 추가 자본 확충은 더 어렵게 됐다.
도이체방크의 키네르 라카니 애널리스트는 유럽 투자은행들이 중국, 에너지, 글로벌 성장이라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